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2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새정부 소상공인 자영업자 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정부가 소기업·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격인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를 250만명 수준으로 늘리고 공제의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영세 소상공인의 폐업 부담 완화를 위해 현행 3.3㎡당 8만원 수준인 점포 철거비 지원 단가를 내년에 13만원(총 250만원 한도)으로 높이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25일 대통령 주재 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3고(물가·금리·환율) 충격 긴급대응플랜’을 추진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중장기적으로는 소상공인·자영업 생태계의 구조적 체질 변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안정과 노후보장을 위한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220만4천명, 재적 154만2천명 수준이다. 중기부는 가입 장려금 지원 등을 통해 재적 기준으로 2027년까지 250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을 개정해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복지사업 근거를 마련하고, 적금·융자 등 금융사업, 경영지원, 복지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상가 철거비 지원 확대와 함께 폐업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권리와 재산을 보호하는 법률자문 서비스, 사업정리 컨설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소상공인의 빠른 재기를 위해 유관기관 사이에 흩어져 있는 폐업-채무조정-재도전 지원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경영혁신 지원 방안으로 중기부는 실시간 매출 등 분산된 상권 정보를 빅데이터화하는 ‘전국 상권 빅데이터 플랫폼’을 내년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에게 앱을 통해 유용한 창업·경영 정보를 제공하고, 구축된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신사업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전통시장 지원 방안으로는 이달부터 배송 인프라(기반) 구축 등을 통해 온라인 매출 증대를 유도하고 카드형 온누리 상품권 도입·스마트 결제 인프라 구축도 아울러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방안의 하나로 내년까지 소상공인기본법을 개정해 소상공인 기준을 매출액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이 고용 창출에 적극 나서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행 기준에선 매출 연평균 10억~120억원(소기업 기준과 동일), 상시 근로자 10명 미만(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 또는 5명 미만(기타 업종)으로 돼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 골목상권 공간 재구성, 소상공인 보육 등을 전문 기획해 상권발전을 꾀하는 상권기획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상권기획자는 상권발전 방안 기획, 상인 조직 대상 자문 및 상권발전기금 운영 대행, 상가 등 공간 재구성, 유망 소상공인 보육 등을 맡게 된다. 상권 주체들이 상권발전 사업 재원조달을 위해 자율적으로 상권발전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내년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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