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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재건축 풀게 표 다오’… 집값 들쑤시는 재보선

등록 2021-03-28 23:34수정 2021-03-29 06:53

서울시장 여야후보 규제완화 공약
오세훈 “취임 일주일안 다 풀겠다”
박영선 “강남은 공공주도 고집안해”
시장에선 기대감에 ‘신고가’ 속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8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 열린 집중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8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 열린 집중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간신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주택 시장을 다시 들쑤시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쏟아지고, 정부가 추진해온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를 뒤집는 공약도 나오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야 후보는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된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며 한강변 ‘35층 룰’(한강변 아파트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 완화, 안전진단 통과 기준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규제 완화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해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일주일 안에 재개발 재건축을 다 허가하면 투기판 서울이 된다”고 오 후보 공약을 비판하면서도 ‘35층 룰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유사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후보가 “강남 재개발·재건축은 공공주도를 고집 안 한다”고 밝힌 것도 시장에서는 오 후보와 유사한 규제 완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월에 접어들면서 재건축 시장이 꿈틀거리는 것은 서울시장 선거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시장 선거 전에 사야 할 재건축 아파트 리스트’가 돌아다니고,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한 후보들의 말을 정리한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은 실거래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보면, 서울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차 196.21㎡는 지난 15일 63억원(10층)에 거래돼, 한달 전 실거래가격 51억5천만원(3층)보다 10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 2월 이곳이 포함된 압구정3구역재건축조합 설립 총회에서는 조합장으로 선출된 ㅇ씨가 “4월 서울시장 선거를 시작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중대한 시기적 호재를 적극 활용해…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시 대표적인 재건축 후보 단지인 강남구 은마아파트 76.79㎡는 2월 21억7천만원(7층)에서 3월에 22억4천만원(8층)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문도 연세대 겸임교수(정경대학원)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이 시장에 심리적인 상승요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여권이 추진한 부동산 정책 방향을 뒤집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박 후보가 지난 26일 선거 유세 때 제시한 ‘공시가격 연간 인상률 10% 상한제’가 대표적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후보가 얘기한 만큼 당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과 충돌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해 국회에선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율도 인하한 바 있다.

박용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변호사)은 “주택과 관련해 보유세가 올라가는 것은 조세저항이 수반될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 자산불평등 완화 차원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있는 일”이라며 “여당이 이 딜레마를 원칙 있게 해결하지 못하고 선거를 앞두고 자산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서영지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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