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12월 케이비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6702만원으로, 전달(5억3909만원)보다 5.2%(2793만원) 상승했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이다. 새 임대차 법 시행 직전인 작년 7월 4억6932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지난달 5억6702만원으로 5개월 동안 9770만원(20.8%) 올랐다. 이런 상승액은 법 시행 직전 약 5년치
상승분과 맞먹는 규모다. 2015년 11월 3억721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작년 7월(4억6932만원)까지 4년 8개월 동안 9722만원 오른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최근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오르기는 했지만 케이비국민은행 집계와는 차이를 보였다. 부동산원의 지난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선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이 4억5089만원으로 작년 7월(4억3514만원)보다 1575만원(3.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의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과 최근 상승액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표본과 조사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동산원 조사에서도
임대차법 시행 이후 5개월간의 중위 전셋값 상승폭은 직전 5개월(2~7월)간 상승폭(513만원)의 3배에 이르렀다.
부동산 업계에선 작년 하반기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은, 새 임대차법에 따라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5%)를 적용받는 계약갱신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전세매물 부족 현상은 심각해졌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신규 전세의 경우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인상분을 계약 초기에 한꺼번에 올려 받으려는 경향이 생긴 것도 전셋값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11·19 전세대책’을 내놓고 올해부터 소득에 관계 없이 무주택자에 제공하는 ‘공공전세’ 등 전세 공급물량 확충에 나섰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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