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량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런 추세라면 매매시장이 약세장으로 전환하면서 매맷값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26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10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이날까지 1156건 이뤄진 것으로 신고됐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6월 1만660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17대책과 7·10대책 등의 영향으로 7월 1만644건, 8월 4983건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9월에도 3680건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이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9월과 10월 거래량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9월은 4천건 안팎, 10월은 이보다 적은 2천~3천건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위축되면서 매물은 점점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3169건으로, 한 달 전 3만9721건과 비교해 8.6% 늘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매물은 9374건에서 1만402건으로 11.0% 증가했다.
강남권에서 최근 실거래된 신고 내용을 보면, 전고점 대비 가격이 크게 내린 거래도 일부 확인된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96㎡는 이달 12일 24억원(35층)에 매매돼 전고점이었던 지난 7월 27억1500만원(11층)에 견줘 3억원가량 떨어졌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전용 83.06㎡는 지난달 18억4500만원(8층)에서 이달 8일 18억2천만원(16층)으로 2500만원 정도 조정된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부동산 업계에선 시장에 매물이 좀더 쌓이면 지난 8월24일 이후 지난주까지 9주 연속 주간 0.01%(한국감정원 조사)의 변동률로 강보합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하락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6월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강화된 종합부동산세(내년 6월1일 현재 소유자 과세)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내년 상반기 안에 주택 처분에 나설 가능성도 집값 약세장을 이끌 변수로 꼽힌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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