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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동산

법인 투기·갭투자 줄었다는데 주택 거래 폭발 왜?

등록 2020-08-21 18:53수정 2020-08-22 09:29

법인 아파트 매수세 꺾여
갭투자·패닉바잉 진정세

7월 매매거래 역대 최고치
실수요자 유리한 환경 때문?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대표적인 부동산 투기 주체로 꼽혔던 법인이 사들인 아파트 비중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들어 갭투자 비중이 크게 줄고 공황 매수에 나섰던 30대 매수세가 꺾였다는 자료가 공개되는 등 투기수요를 겨냥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반면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열기가 이어지면서 7월 주택매매거래량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감정원의 월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현황(거래주체별) 통계를 보면 지난달 법인이 사들인 아파트 매수건수 2720건으로,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의 2.7%를 차지했다. 지난 1월 3.4%였던 법인 아파트 매수 비중은 2월(4.8%), 3월(6.5%), 4월(5.5%), 5월(6.3%), 6월(6.8%)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 지난달 법인 매수 비중 2.7%는 6월에 견줘서는 반토막이 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법인 매수 비중이 2.6%를 기록한 이래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2월 12·16 대책으로 9억원 및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개인 및 법인의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이후 대출 규제가 없는 비규제지역 9억원 이하 주택으로 법인의 투기수요가 쏠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서울로 좁혀 보면 지난달 법인 매수 비중이 1.02%로 5월(3.1%)의 3분의 1로 줄었다. 마포·용산·성동 쪽 7월 법인 매수 비중(0.5%)도 5월(1.6%)에 견줘 크게 줄었다.

법인의 아파트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 7월 법인 아파트 매도는 8278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전에 매매거래 중 법인 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월(8.6%) 과 5월(8.6%)에 이미 8%를 넘겼으며 6월(6.0%), 7월(8.1%)에도 비중이 크게 줄지 않았다.

법인 매수세가 꺾인 것은 6·17 대책으로 6월18일부터 법인이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에 등록하는 8년 장기임대등록 주택에도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고,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종부세 세율 상향 및 종부세 공제 폐지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1월1일부터 양도하는 법인 보유 주택은 양도차익에 대한 중과율도 기존 10%에서 20%로 상향된다.

정부 집계 결과 지난해 12·16 대책에서 9억원 초과 및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 이후 급격히 늘어난 갭투자도 7·10 대책 이후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갭투자가 6월1일∼7월10일 8410건에서 7월11일∼8월10일 1295건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갭투자 비중 자료는 규제지역 3억원 이상·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 구입 시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에 근거한 것이다. 적어도 규제지역 3억원 이상,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에서는 갭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통계를 하나 더 추가하면 30대의 주택 매수 건수가 6월부터 7월 초까지 약 6천건 정도였다가 7월11일 이후 1060건 정도로 떨어졌다”며 30대를 중심으로 일어난 ‘공황매수’(패닉바잉) 현상이 진정되고 있다는 근거도 언급했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볼 수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7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6월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거래량 자료를 보면,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6월보다 2.1% 증가한 14만1419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였다. 지난해 7월에 견줘서는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서울의 7월 매매거래량(2만6662건)은 6월에 견줘 37.0%가 늘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는 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줄어든 반면 무주택 실수요가 주택을 매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 감면이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 확대 등으로 가면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를 하기 유리한 조건이 있다”며 “지금 이뤄지는 거래가 투기적 수요나 다주택자로 보기는 어렵고 실수요 중 교체수요나 전세 구하기 어려우니 주택 구입으로 돌아서는 실수요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8월 주택 매매 거래량이 부동산 대책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7월 거래량을 들여다 보면 그동안 풍선효과로 투자수요가 집중됐던 인천, 경기, 충북, 대전 쪽 거래가 6월에 견줘 줄어드는 등 부동산 대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8월 거래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8월 거래량에 변화가 없다면 유동성과 같은 주택의 기본 펀더멘털에서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어렵고 상승률이 둔화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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