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은마아파트
은마 재건축 사업성 분석해보니
김광수경제연 “재건축뒤 더 오를게 없어…은행이자 낫다”
현재 집값에 기대수익 과도 반영된 탓…거래 부진할 듯
김광수경제연 “재건축뒤 더 오를게 없어…은행이자 낫다”
현재 집값에 기대수익 과도 반영된 탓…거래 부진할 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올 상반기 부동산시장의 기압계로 떠올랐다. 서울시가 5일 발표할 정밀안전진단 결과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총 4424가구의 대형단지인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주자로, 역대 정부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가늠자였다.
조건부 재건축 판정 소식이 알려지자 집값은 바로 꿈틀대고 있다. 이 아파트 113㎡형의 호가가 11억7000만원에서 5000만원이 뛰었고, 10억원이던 101㎡형은 10억3000만원이 됐다. 그러나 현지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며칠 사이에 호가만 오르고 있고 매수자들은 추이를 지켜볼 뿐 거래가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재건축에 따른 수익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탓이다.
■ ‘은마’가 ‘금마’ 될까? 현재 은마아파트를 구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어떻게 될까?
김광수경제연구소가 법정 최고용적률인 300%를 적용해 은마아파트 재건축의 사업성을 분석했더니, 매매 수익률은 주택형에 따라 각각 -5.8%, 7.4%로 나왔다. 101㎡형은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재건축사업의 최종수익은 재건축 뒤 매맷값(통상 주변시세)에서 가구당 총부담액(기존주택가격+추가부담금)을 빼서 계산하면 된다. 우선 은마아파트 단지에 용적률 300%를 적용하면 재건축으로 82㎡(공급면적 기준)형 1106가구, 106㎡형 2091가구, 134㎡형 2333가구 등 모두 5530가구를 지을 수 있다. 기부채납 면적(최근 3년 평균으로 연면적의 13%)과 소형평형 의무비율 등을 고려해서다.
5530가구를 재건축하는 데 드는 사업비는, 인근 재건축 아파트인 반포자이의 ㎡당 사업비(182만원)로 계산하면 1조1352억원이다. 여기에 이주비와 사업비에 대한 금융비용(4242억원)까지 합치면 재건축에 드는 총비용은 1조5594억원으로 나온다. 조합원 1인당 부담을 계산하면 106㎡형은 1억4400만원, 134㎡형은 1억8200만원이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1월 주택 실거래가 동향을 보면, 은마아파트 101㎡짜리는 10억2000만원, 113㎡는 12억2000만원이다. 즉 기존 집값에 추가부담금을 더하면 재건축 뒤 106㎡짜리를 받는 조합원은 재건축에 11억6000만원, 134㎡를 받는 조합원은 13억5000만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연구소는 서초 반포자이를 은마아파트의 시세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이 결과 106㎡형을 받는 조합원은 7000만원 손실을 보고, 134㎡에서는 1억원의 수익이 난다.
이처럼 주택형에 따른 수익률 차이는, 재건축 사업 추진의 전제인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연구소는 당장 재건축에 착수해 3년 안에 완공한다는 가정으로 사업성을 분석했는데, 실제 재건축 사업은 완공까지 7~8년 걸린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 경우 금융비용 증가로 가구당 추가부담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 재건축 투자 열기 식을 듯 은마아파트는 지금까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상승을 선도했다. 은마아파트가 오르면 주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오르고, 이어 강남권 전체 아파트의 시세까지 꿈틀거리는 양상이 되풀이된 것이다. 반대로 은마아파트가 떨어지면 주변 아파트 역시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격 선도 능력을 잃을 뿐 아니라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구실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세대로 은마아파트를 투자해 은행 예금이자만큼 수익을 얻으려면 주변시세와 8% 이상 차이를 보여야 한다. 주택형에 상관없이 모든 조합원이 수익을 챙기려면 15%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이는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지금보다 15%(1억5300만~1억8300만원)가량 떨어지고, 주변시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가능하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재건축 가능성을 이유로 이미 시가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은마아파트 입주자는 재건축을 하는 것보다 지금 가격으로 아파트를 팔고 은행에 정기예금을 넣어두는 것이 더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1월 주택 실거래가 동향을 보면, 은마아파트 101㎡짜리는 10억2000만원, 113㎡는 12억2000만원이다. 즉 기존 집값에 추가부담금을 더하면 재건축 뒤 106㎡짜리를 받는 조합원은 재건축에 11억6000만원, 134㎡를 받는 조합원은 13억5000만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연구소는 서초 반포자이를 은마아파트의 시세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이 결과 106㎡형을 받는 조합원은 7000만원 손실을 보고, 134㎡에서는 1억원의 수익이 난다.
이처럼 주택형에 따른 수익률 차이는, 재건축 사업 추진의 전제인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연구소는 당장 재건축에 착수해 3년 안에 완공한다는 가정으로 사업성을 분석했는데, 실제 재건축 사업은 완공까지 7~8년 걸린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 경우 금융비용 증가로 가구당 추가부담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 재건축 투자 열기 식을 듯 은마아파트는 지금까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상승을 선도했다. 은마아파트가 오르면 주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오르고, 이어 강남권 전체 아파트의 시세까지 꿈틀거리는 양상이 되풀이된 것이다. 반대로 은마아파트가 떨어지면 주변 아파트 역시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격 선도 능력을 잃을 뿐 아니라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구실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세대로 은마아파트를 투자해 은행 예금이자만큼 수익을 얻으려면 주변시세와 8% 이상 차이를 보여야 한다. 주택형에 상관없이 모든 조합원이 수익을 챙기려면 15%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이는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지금보다 15%(1억5300만~1억8300만원)가량 떨어지고, 주변시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가능하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재건축 가능성을 이유로 이미 시가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은마아파트 입주자는 재건축을 하는 것보다 지금 가격으로 아파트를 팔고 은행에 정기예금을 넣어두는 것이 더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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