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기준금리 구실을 하는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의식해 잇따라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이번주부터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지난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72~6.72%로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연 5.51~6.8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국민주택 규모 이상인 경우엔 이보다 높은 5.71~6.81%를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주부터 영업점장 전결로 처리할 수 있는 금리 감면 폭을 현재의 최고 0.8%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하는 등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전체적으로 0.2%포인트 올릴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도 지난 8일 현재 연 5.41~6.71%로, 일주일 사이 0.03%포인트 오르며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신규 대출자들은 물론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되자, 금리 상승이 가계 부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주택담보 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이명활 연구위원은 10일 발표한 ‘은행 주택담보 대출 현황과 시사점’에서 “현재 시장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98%에 이르고 있어 만기 연장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거나 금리 급등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경우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확대 적용에 따른 부담을 흡수하는 방안의 하나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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