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단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지난해 말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이 6만8천호를 넘어서며 9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공개한 ‘12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8107호로 전월보다 17.4%(1만80호)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3년 8월(6만8119호)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미분양이 1만1035호로 전월보다 6.4%(662호) 늘었고, 지방 미분양은 5만7072호로 19.8%(9418호) 증가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고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7518호로 전월보다 5.7% 늘었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정부의 전방위 규제완화에도, 집값 하락 우려와 고금리로 인해 아파트 분양시장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분양 물량도 좀더 쌓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미분양 주택 20년 장기 평균인 6만2천호를 ‘위험선’으로 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분양 증가세가 방치되면 경착륙 우려가 있기에 거래 규제가 과도한 부분을 해소해 미분양이 소화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반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모두 주택 시장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해 정부가 직접 미분양 물량 매입에 나설 위기 상황은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량(신고일 기준)은 50만8790건으로 전년보다 49.9% 감소했다. 수도권은 20만1714건으로 전년보다 57.9% 줄었고, 지방은 30만7076건으로 42.7% 감소했다. 서울 주택 매매량은 지난해 5만6007호에 그쳐, 전년보다 55.8% 줄었다.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83만3522건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누계 기준 52.0%로, 1년 새 8.5%포인트 증가했다. 월세 비중은 2020년 40.5%에서 2021년 43.5%으로 늘었고, 지난해 급격히 증가해 50%대를 넘어섰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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