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공사 현장. 시공사업단 제공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직후 계약이 진행돼 관심을 모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정당 당첨자 계약률이 60%대 후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완화 덕분에 애초 예상보다 계약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시장의 미분양 우려를 깨끗이 떨치지는 못해, 현재로선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건설업계와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등에 따르면, 지난 3~17일 진행한 둔춘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의 정당 당첨자 계약률은 70%에 근접한 60%대 후반에 이르렀다. 전용면적 59㎡와 84㎡의 계약률은 90% 안팎으로 높았지만 청약 경쟁률이 낮았던 전용면적 39㎡, 49㎡의 초소형 물량 계약률이 50%선으로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계약 물량은 39~49㎡ 중심으로 1400여가구에 이른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주목을 받은 둔촌주공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특별공급 1091가구 제외)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평균 3.7대 1의 경쟁률로 마감하면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고, 초기 계약률이 40%선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정부가 이달 5일부터 서울 4개 구(서초·강남·송파·용산)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민간 분양주택에 대한 대출과 전매제한 등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둔촌주공은 기존 8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줄고, 실거주 2년 의무도 사라져 입주 때 전·월세를 놓을 수 있게 됐다. 또 분양가가 12억4천만~13억2천만원으로 12억원을 웃돌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던 전용 84㎡도 바뀐 규정에 따라 대출이 가능해졌다.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규제완화 덕분에 ‘선방’했다고 보면서, 다음달 예비당첨자 계약까지 합하면 최종 계약률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초소형임에도 고분양가로 평가받는 전용 39~49㎡은 예비 당첨자 배수 500%를 채우지 못한 주택형도 있어 예비 당첨 계약률도 저조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전용 49㎡의 경우 분양가는 8억2970만~8억8100만원이다.
다만, 이들 물량은 3월로 예정된 ‘무순위’ 청약에서는 상당부분 소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이르면 2월말께부터 유주택자도 무순위 청약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변경할 계획이어서다. 업계에선 전·월세를 놓거나 자녀 증여용으로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초소형 주택 무순위 청약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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