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최근 극심한 주택거래 부진과 집값 하락 여파로 서울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지수가 역대 최대 폭으로 내려갔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6.47% 하락했다. 하락 폭이 전달(-4.55%)보다 커졌다. 부동산원이 2006년 2월 실거래가(매매) 지수 발표를 시작한 이후 16년9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 이 지수는 매매거래 신고가 2번 이상 있는 동일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과 거래량으로 산출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지수의 지난해 1∼11월 누적 하락률은 18.86%로, 동일 기간은 물론 연간으로 비교해도 2006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 낙폭이다.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심각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실거래가 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2021년 11월(-1.72%)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년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권역별 실거래가 지수는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의 지수가 -7.93%로 5개 권역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잠실 등 대규모 단지에서 직전 거래가보다 하락한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동북권이 -6.69%로 뒤를 이었다.
경기(-4.49%)와 인천(-3.09%)은 전달인 10월보다 낙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약세가 지속됐다. 수도권 아파트의 실거래가 지수 하락률은 5.09%로 2008년 12월(-5.3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4.14% 하락해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 하락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직전 거래가보다 매매가격이 낮은 ‘급급매’만 거래가 이뤄지면서 실거래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의 부동산통계 포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62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신고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적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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