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규제지역 해제를 비롯한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 하락 폭이 2주 연속 축소됐다. 그러나 매물은 늘어나고 있고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집값 하락세가 좀더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이번주(9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0.45% 내려가 지난주(-0.67%)보다 하락세가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지난주 역대 최대 하락세를 멈추고 8개월(35주) 만에 낙폭이 줄어든 이후 규제지역 해제 등에 따른 기대심리로 2주 연속 하락 폭이 축소했다.
규제지역에서 풀린 노원구는 지난주 -1.17%에서 이번주 -0.70%로 하락 폭이 작아졌고, 도봉구는 -1.12%에서 -0.77%로 하락세가 둔화했다. 강남3구가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임에 따라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강동구는 지난주 -0.50%에서 이번주 -0.33%로 낙폭이 줄었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 호재가 있는 양천구는 지난주 -0.42%에서 금주 -0.16%로 둔화했다.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강남(-0.41 → -0.20%), 서초(-0.38 → -0.15%), 용산(-0.71 → -0.48%) 등도 하락 폭이 줄었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완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송파구는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급매물이 시세에 영향을 주면서 지난주 -0.37%에서 이번주는 -0.42%로 낙폭이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0.81%에서 이번주 -0.64%로 역시 2주 연속 낙폭이 줄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광명(-1.26%)과 과천(-0.91%), 성남 수정(-1.13%)·분당구(-0.46%), 하남(-0.82%) 등은 약세가 지속됐지만, 하락 폭은 지난주보다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규제 해제로 거래 절벽이 일부 풀릴 것으로 보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고금리 여파로 매수세는 여전히 붙지 않는 모습”이라며 “집값이 추가 하락할 우려가 여전히 있어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규제 완화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업체 아실 통계를 보면, 이날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5만1768건으로 지난 2일(4만9198건)에 비해 5.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30일 출시되는 정책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연 4%대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이번 특례 대출에 실수요자들이 몰린다면 해당 가격대의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매매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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