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
금리인상과 경기위축 우려 등 여파로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의 월간 하락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커졌다. 서울, 수도권, 지방의 집값이 속절없이 올 들어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아파트·단독·연립주택 종합)은 전월 대비 0.49%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급락한 2009년 1월(-0.55%) 이후 1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0.47% 내려 전월(0.24%)의 갑절 수준으로 낙폭이 커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맷값이 8월 -0.45%에서 지난달 -0.75%를 기록하며 내림세를 주도했다. 이는 월간 변동률로 2012년 8월(-0.90%) 이후 10년1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0.07%에서 -0.14%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에 비해 단독주택은 0.14%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역시 매수세가 줄면서 오름폭은 전월(0.29%)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0.64% 하락하며 전월(-0.40%)보다 낙폭이 커졌다.
가을 이사철이 실종된 가운데 전셋값도 급락했다.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은 지난달 0.50% 떨어져 매매와 같이 2009년 1월(-0.9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0.45%, 아파트 전셋값은 0.67% 떨어지며 전월(-0.16%, -0.25%)의 갑절 이상으로 낙폭이 커졌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하며 월세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전국 주택종합 기준 0.10% 올라 전월(0.15%)보다 오름폭은 둔화했다. 다만 서울의 월세는 8월 0.09%에서 9월에는 0.1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도 0.13% 상승해 전월(0.12%)보다 0.1%포인트 더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월세 전환 및 갱신계약 증가 영향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매물 가격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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