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 전 의원.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전문건설공제조합 새 이사장 후보에 건설이나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한 이은재(70) 전 의원이 낙점돼 ‘전문성 제로(0)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전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사장 공모 지원자를 심사한 결과 이 전 의원을 이사장 후보로 선정했다. 이 전 의원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이사장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은재 전 의원은 건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에서 활동했으나 건설, 금융 분야 경력은 없다. 2018년 20대 국회에서는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겐세이’(끼어들기), ‘야지’(훼방)라는 일본어를 사용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투명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이사장 선출 공모제를 도입했다. 지난달 이뤄진 공모에는 8명의 후보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건설·금융업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이른바 ‘윤핵관’에 줄을 대 이사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낙하산 인사가 올 수는 있겠다고 예상했지만, 건설·금융 분야에 전문성이 전혀 없고 공식석상에서 마구잡이로 일본어를 사용해 국회의원으로서도 자질 논란을 빚은 인물이 낙점돼 황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1988년 설립된 법정단체로 전문건설 사업자의 보증, 대출, 공제 등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5만9천여명 조합원과 5조5천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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