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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화곡동에 몰린 까닭은…“한 사람이 570억 먹튀”도

등록 2021-10-10 11:13수정 2021-10-11 02:37

최악의 갭투기꾼은…570억원 먹튀한 이○○씨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갭투기꾼 공개법 등 필요”
2030 청년 임차인 전세사기 강서구 화곡동 집중
연합뉴스
연합뉴스
전세보증금 미반환 건수가 3건이 넘는 악성 임대인은 129명으로 이들로부터 생긴 전세보증금 사고 규모가 42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갭투기’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었다.

1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 현황’ 자료를 보면, 전세보증금 대위변제(허그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반환) 건수가 3건 이상이지만 연락두절 등으로 상환의지가 없는 악성 임대인이 지난 8월 기준 129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수는 빌라 수십채, 수백채를 전세로 돌리다 보증금 반환을 하지 못해 잠적하는 이른바 갭투기꾼들일 것으로 보인다. 129명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2160건으로 금액으로는 4284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16.7건, 33억2천만원에 해당한다.

미회수 채권(허그에 상환하지 않은 전세보증금)이 가장 많은 사람은 이아무개씨로 사고 규모가 건수로는 281건, 금액으로는 570억2천만원에 달했다. 다음으로 진아무개씨가 183건에서 340억8천여만원, 정아무개씨는 108건, 241억6천여만원이다.

악성 임대인들로부터 전세 사고를 당한 ‘전세사기’ 피해 2160건을 연령별로 보면 67.6%인 1459건이 20대와 30대 청년 임차인이었다. 2030 임차인에게서 전체 4284억원 가운데 2877억원(67.1%)이 발생했다.

특히 이같은 2030 청년 임차인의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으로 조사됐다. 화곡동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 498건(20대 85건, 30대 413건)은 2030 전체 피해 사례 1459건의 34.1%에 달한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도 147건(20대 21건, 30대 126건)이 발생해 피해가 두번째로 많았다. 이들 지역은 빌라 밀집 지역으로 임대인들의 갭투자가 활발하며 극단적으로는 무갭투자(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높아 임대인들이 돈 한푼 안 들이고 주택을 매수하는 것을 뜻함) 등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상훈 의원은 “허그 통계에 잡히는 것은 보증보험에 가입해 추후 대위변제라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보험조차 들지 못해 경매와 가압류 등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청년이 훨씬 많을 것이므로, 향후 갭투기꾼 공개법 등을 마련해 계약 전 임대인 위험도를 인지하고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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