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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LG-SK,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서 정면승부 벌인다

등록 2021-05-24 04:59수정 2021-05-24 09:58

엘지-지엠 VS 에스케이-포드 동맹 대결
노하우 앞세운 엘지…공격 투자로 맞서는 에스케이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에스케이(SK)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반격의 카드를 잡았다. 현지 2위 자동차 회사인 포드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서다. 배터리 선두 주자인 엘지(LG)가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은 지 1년 반 만이다. 2년여의 영업 비밀 분쟁을 끝낸 엘지와 에스케이가 이제 미국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엘지-GM에 맞불놓은 SK-포드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포드와 별도 협의 기구를 만들어 합작 회사 ‘블루오벌에스케이’의 구체적인 투자 지역과 금액 등을 정할 예정이다.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양쪽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만든 신설 법인이다.

에스케이가 포드와 동맹을 결성해 엘지-지엠 연합군에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이보다 앞선 2019년 말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지엠과 합작 법인 ‘얼티엄 셀즈’를 세웠다. 이미 현지 배터리 공장을 건립 중이다.

미국 지엠과 포드의 현재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에 뒤처진다. 하지만 향후 5년간 전기차 생산에 쏟아붓기로 한 돈이 각각 20조원을 넘는다. 엘지와 에스케이는 앞으로 지엠·포드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현지에서 직접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납품처로 잡아 현지 배터리 제조사 1위 자리에 오른 일본 파나소닉을 추월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규모만 보면 엘지가 에스케이보다 우위다. 엘지-지엠 합작 회사인 얼티엄 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5조2천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2개를 짓고 있다. 1공장은 당장 내년부터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상반기부터 미국 내 자체 배터리 공장 2개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합하면 엘지의 전체 미국 시장 투자액은 10조원, 향후 현지 배터리 생산 규모는 연간 140기가와트시(GWh)에 이를 전망이다.

엘지 쪽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는 화학 물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오랜 기술 연구와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우리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특허 보유 수만 해도 현재 경쟁사의 10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올해 1∼3월 중국 시장 제외)다. 미국 지엠은 물론 르노·벤츠·아우디 등 대다수 완성차 업체가 엘지 제품을 쓴다. 미국에서 만드는 다른 브랜드 전기차에도 엘지 배터리가 우선하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K-배터리, 미 안방 선점?…전문가, “원가 절감이 관건”

에스케이는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운다. 포드와의 합작 회사 블루오벌에스케이의 미국 현지 투자 규모는 약 6조원으로 엘지-지엠 연합군의 투자액을 넘어선다. 다만 이는 신설 공장의 규모에 견줘 회사가 추정한 금액이어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019년부터 약 2조9천억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자체 배터리 공장 2개도 짓고 있다. 엘지가 미국 배터리 공장에 처음 투자한 것이 2010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발 주자인 에스케이가 투자 속도전에 나선 셈이다.

아이오닉5, EV6 등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생산하는 전기차도 모두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8조원 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면 에스케이도 함께 수혜를 볼 수 있다.

에스케이 쪽 관계자는 “에스케이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비교적 높은 터라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원가는 올라가지만 주행거리는 길어지고 출력은 높아진다. 김우경 에스케이이노베이션 홍보팀장은 “(내년에) 포드에 납품하기로 한 배터리는 전량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이 90%”라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지와 에스케이가 선제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의 발전 방향이 대체로 정해진 만큼 앞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등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는 기술이 기업 간 우위를 가르는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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