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건희 회장 별세 관련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에 주요 그룹을 비롯한 재계는 그의 ‘도전’과 ‘혁신’을 기리며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이날 현대·기아차 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고인은 삼성의 오늘을 이끈 최고경영자였던 동시에 한국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었다”며 “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대표 리더 중 한 분을 잃었다는 점에서 애석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등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시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범삼성가’는 일찌감치 빈소에 들러 애도를 표했다.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3시40분께 삼성서울병원 빈소에 도착해 조문했다. 이 회장이 “(고인은) 국가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었다”며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고 애도했다고 씨제이 쪽은 전했다. 신세계그룹 쪽도 “비보를 접하고 신세계그룹 역시 큰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며 “고인은 삼성뿐 아니라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말했다.
재계 주요 단체들은 그의 ‘어록’을 인용하며 다짐을 새겼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며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회장님의 혁신 정신은 우리 기업인들의 가슴 속에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삼성전자 40년사 발간사에 실렸던 “산업의 주권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도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이 회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이 회장은 흑백 티브이(TV)를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했다. 경총은 이어 “위기마다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한국 경제의 지향점을 제시해줬던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도 노사화합과 경영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끊임없이 미래산업을 개척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한국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을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가 무역 강국이자 경제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메시지를 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평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한 배를 탄 부부와 같다며,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던 고인”이라며 그의 ‘상생’ 정신을 기리며 애도를 표했다.
박수지 기자, 산업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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