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6년 넘게 병상에서 생활해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8)이 25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2000년께 폐 부분의 림프암이 발병한 뒤 요양 등 건강관리를 해왔지만,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0일 밤 쓰러진 뒤 지금까지 줄곧 병석에서 지냈다. 당시 이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을 일으켜 집 근처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이송 후 심장마비가 발생하면서 응급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이 회장은 심장혈관 확장(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아 심장 기능을 회복한 뒤, 의식불명 상태에서 자극치료 등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건강 악화설은 2014년 쓰러지기 전부터 불거졌다. 이 회장은 2000년께 폐 부분 림프암 발병으로 수술·치료를 받은 후 미국 하와이 등에서 요양하며 지내왔으나, 이후에도 폐렴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건강 이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회장의 와병 생활이 길어지면서 증권가 등에서 ‘이 회장 사망설’이 몇 차례 불거진 일도 있었다. 2016년 이 회장 사망설로 주요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자, 삼성전자는 ‘허위사실 유포로 시세를 조작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루머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빈소는 생전 치료를 받던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졌다. 삼성전자는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에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오니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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