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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미·중·일 반도체 자국주의 확산…한국 ‘고객 뺏길라’

등록 2020-05-12 18:56수정 2020-05-13 14:55

미 TSMC 공장 유치 추진
일도 인텔 등에 이전 손짓
중 반도체 자급률 제고 박차
시스템 반도체 선점 전략
한국 기술력 강화 시급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훼손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 중국에서 ‘자국주의’(Self-Sufficiency)가 부상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앞날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반도체 자국주의 움직임은 지난 10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술의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려 한다”고 보도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티에스엠시(TSMC) 공장을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미국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도 확대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인다는 구체적 내용도 나왔다.

일본도 비슷한 움직임이다. 지난 11일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인텔, 티에스엠시 등의 생산 및 개발 거점을 자국에 유치하는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에 대해 미국와 일본이 본격 대응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중국 역시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중국제조 2025’ 정책의 일환으로 반도체 내재화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회사(팹리스)인 하이실리콘은 보급형 스마트폰 반도체칩 제조 물량을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에스엠아이시(SMIC)에 몰아주고 있다.

미·중·일의 이런 움직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전략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미국이 티에스엠시 공장을 자국으로 가져오려는 것에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반도체 기술 선두를 중국에 뺏기지 않으려는 미국의 속내가 깔려 있다고 본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융합전자공학부)는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미국의 퀄컴과 엔비디아가 설계한 반도체를 티에스엠시가 제조하는 상황에서 티에스엠시의 기술자들이 중국으로 많이 넘어갔다”며 “티에스엠시 공장을 미국에 두려고 하는 것은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미·중·일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도 파장을 예고한다. 당장 미국 정부 의도대로 티에스엠시의 미국 공장 신설이 실행된다면 삼성전자로서는 퀄컴과 엔비디아 등 미국 팹리스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증설 결정을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박재근 교수는 “미국 공장 확대에는 많은 자금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중기 투자 계획 등 큰 틀의 사업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장기적 처방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의 ‘기술력’ 강화를 꼽는다. 사태 변화를 주시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취지다. 최형섭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과학기술사)는 “한국은 디램 등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산업이 편재돼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부가가치가 큰) 반도체 칩 설계 역량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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