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현지시간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프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장 무대 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며 무대 앞에서 자신을 촬영하던 카메라를 꺼내드는 순간 3000여 관객의 입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무대 뒤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그의 얼굴을 비춰주던 카메라가 이번 언팩에서 처음 공개한 ‘갤럭시 S20’ 모바일폰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언팩 현장을 촬영하면서 일반 영상 카메라 외에 카메라 기능이 기존보다 개선된 ‘갤럭시 S20’과 ‘갤럭시 S20울트라’ 등도 함께 활용했다.

이날 언팩 행사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두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Z플립’도 휴대성과 디자인 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노태문 사장은 이날 언팩 행사를 마친 뒤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폴더플폰은 ‘수익성’보다는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여는 제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첫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는 개발에 6~7년이 걸렸고, 이번 Z플립도 2~3년 동안 개발했다. 수익성이라는 목표보다는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는 쪽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옆으로 여는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위·아래로 여는 ‘갤럭시 Z플립’ 외에 다른 형태의 폴더블폰도 지속적으로 개발중이라고 덧붙였다.

노 사장은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중국 화웨이에 내준 상황이나 영업이익률이 애플 등에 비해 떨어지는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화웨이와의 경쟁을 극복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는 “경쟁은 피하거나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다. 경쟁은 고객의 경험과 밸류(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며 “고객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영업이익률 하락에 대해서도 “적어도 작년보다는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느냐는 내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임 무선사업부장으로서 삼성전자가 모바일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최근 모바일 업계의 성장이 둔화되며 안팎의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면서 “여전히 우리에겐 많은 기회와 동력이 있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첫번째가 혁신, 두번째가 파트너사들과의 협력, 세번째는 효율의 극대화”라며 “이 세 가지 방법을 통해 (모바일 산업계 전반의) 동반 성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에 대해 “개인의 사용 유형과 습관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과 S20 울트라의 100배 줌처럼 깜짝 놀랄 경험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 이렇게 양대축으로 가는 것이 제대로 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