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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29일 한진칼 주주총회…조양호 경영권 방어 ‘2라운드’

등록 2019-03-28 18:34수정 2019-03-28 19:53

‘조양호 측근’ 석태수 대표 연임안 놓고
2대 주주 KCGI ‘반대’, 3대 주주 국민연금 ‘찬성’
조양호 겨냥한 국민연금 주주제안 상정 ‘부결’ 가능성
29일 열리는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을 둘러싼 2라운드 공방이 벌어진다. 한진칼 2대 주주(12.01%)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조 회장 최측근인 석태수 현 대표이사의 연임에 반대하고 있고, 국민연금은 조 회장을 겨냥한 정관변경안을 낸 터라 ‘표 대결’ 결과에 관심이 몰린다.

한진칼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정기주총을 열어 석 대표 연임안과 ‘이사 자격 강화’를 뼈대로 한 정관 일부 변경안 등 의안들을 의결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석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둘러싼 한진칼과 케이씨지아이의 표 대결이다. 케이씨지아이는 석 대표에 대해 “한진칼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조 회장의 측근으로 주주권익을 침해시킨 이력이 있다”며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석 대표는 대한항공의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3년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선임돼, 2016년 한진해운 청산 과정에 관여한 조 회장의 최측근이다.

상황은 한진칼에 유리하지만,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다. 한진칼의 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통과되는 보통 결의사항이다. 조양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28.93%인데, 3대 주주(6.70%)인 국민연금도 석 대표 이사 연임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27일 국민연금의 반대로 조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진에서 물러나게 된 상황과 비교하면 한진칼에 유리한 부분이다.

다만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외국인 주주와 기타 주주의 결정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IS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석 대표 연임에 반대 의견을 냈고,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는 찬성을 권고했다. 한진칼 지분 중 외국인 주주는 6.00%, 기타 주주는 46.36%를 차지한다.

국민연금이 제안한 정관변경안 통과 여부도 관심거리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에서 ‘횡령·배임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는 결원 처리한다’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제안했다.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관 변경은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주인기, 신성환,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해서도 “독립성과 중립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뜻을 밝혔다. 애초 케이씨지아이 쪽은 사내이사 2명, 감사 1명을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했으나, 지난 21일 ‘케이씨지아이가 한진칼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지 못해 주주제안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항고심 판결이 나오면서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만 안건으로 다뤄지게 됐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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