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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횡재세’ 말까지 나왔던 정유업계 실적 울상…‘정제마진 추락 탓’

등록 2023-05-08 19:14수정 2023-05-09 02:48

석유화학 업체들이 밀집해있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한겨레> 자료사진
석유화학 업체들이 밀집해있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횡재세’ 논의까지 나왔던 정유업계가 올해 들어선 울상이다. 유가와 더불어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양대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지난해보다 영업실적이 크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 흐름은 앞으로 더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정유업계 올 1분기(1~3월)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우선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3750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77.3% 줄어든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석유 사업의 영업이익(2748억원) 감소율이 81.76%에 이르렀다. 에쓰오일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5157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1.3%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낸 기저효과를 염두에 두더라도 올해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그 까닭은 무엇보다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꺾이면서 크게 떨어진 정제마진에서 찾을 수 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통상 4~5달러 선을 손익 분기점으로 본다. 국내 정유사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 정유사의 평균 정제마진을 나타내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6월 24.5달러까지 치솟은 뒤 점차 내려와 올해 1월 6.7달러, 2월 7.6달러, 3월 3.5달러까지 하락했다.

또 다른 실적 부진 이유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정유사들의 재고 평가 손실이 꼽힌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2분기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고 평가 이익이 유가 하락과 함께 지난해 3·4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손실로 잡히는 부분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오는 2분기 미국의 여름 휴가철 등을 맞아 휘발유·경유 등 수요가 늘어나길 기대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수요 위축으로 정유사 주력제품인 경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정제마진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셋째 주 정제마진은 2.5달러로 내려가더니 5월 첫째 주에도 2.6달러 수준이다. 2달러대 정제마진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 정제마진이 2달러대를 횡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손해 보고 장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분기 실적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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