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개혁연대가 28일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의 이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어 “조현범 회장은 여전히 한국타이어·한국앤컴퍼니·한국프리시전웍스 이사로 재직 중이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돼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7일 조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파악한 횡령·배임액은 200억원대다.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사 자금을 개인 집수리나 외제차 구입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고, 계열사도 부당 지원했다고 의심한다.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타이어 모양을 찍어내는 틀)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약 875억원)에 구매하는 등 부당지원하는 데 조 회장이 관여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타이어몰드와 정밀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금형제조 기업으로, 조 회장과 그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이 각각 29.9%, 20.0%의 지분을 들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난 불로 인한 매캐한 연기가 인근 마을을 뒤덮자 시민들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 뿐만이 아니다. 조 회장이 받는 비리 혐의 대부분이
집행유예 기간에 발생했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법원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08∼2018년 납품거래 유지 등을 대가로 거래처로부터 6억원을, 가공경비·인건비를 부풀려 계열사 자금 약 2억6천만원을 차명계좌로 받는 등의 횡령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조 회장이 집행유예 기간에 다수 계열사 임원을 겸직한 것 자체가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조 회장은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회장, 한국타이어 사내이사 회장, 한국프리시전웍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2022년에만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에서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총 58억5500만원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조 회장 스스로가 계열사 임원을 사임하지 않는다면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등의 이사회가 조현범 이사에 대한 해임을 조속히 추진해 회사와 주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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