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재운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재운항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사가 어려울 때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고용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500명인 직원 수를 연내 660∼700명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는 14일 서울 강서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재운항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하반기 국제선에 투입할 7호기(일곱번째 항공기)가 도입되는 시점에 맞춰, 회사가 어려워져 퇴사한 직원들의 의사를 먼저 확인한 뒤 우선적으로 재고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 재발급 심사를 통과하면서 다시 비행기를 띄울 수 있게 됐다. 이달 26일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3년 만에 재운항에 나서면서 향후 경영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설립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로, 성장을 이어오다 2020년 경영난과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치며 법정관리 및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올해 1월 사모펀드 브이아이지(VIG)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가 추진되고 있다. 경영난 당시
구조조정으로 1600명에 달했던 직원 수가 500명으로 줄었는데, 순차적으로 퇴사 직원을 재고용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지난해 8월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수사와 별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절차 진행을 호소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은 현재 3대인 항공기를 올해 말까지 10대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7호기부터는 국제노선에 투입된다. 조 대표는 “7호기는 연료 효율성이 높고 탄소배출량이 적은 차세대 항공기 787-8을 도입할 예정이다. 김포∼송산(대만)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취항이 시작되고, 인천발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등 일본과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지역 노선을 추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1460억원의 매출을 이루고, 2024년에는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으로 제주 노선 공급 부족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선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항공사들이 제주 운항 편수를 대폭 줄였다. 제주 노선에 투입하던 항공기를 국제 노선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제주 노선 항공기가 부족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경민 이스타항공 영업운송총괄(상무)은 “현재 부족한 공급의 3분의 2 정도는 이스타항공이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며 “내일(15일)부터 시행하는 평일 9900원, 주말 1만9900원 초특가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가격 안정화는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스타항공은 안전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오랜 시간 운항을 하지 못해 항공기 안전에 문제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신생 항공사와 달리 숙련된 인력이 있다. 또 파일럿의 자격 유지를 위해 훈련 비행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정비도 잘 진행해와 안전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스타항공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3년 간의 비운항을 통한 실패의 경험”을 꼽았다. 그는 “
대주주나 경영진이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하게 경험했다”며 “경쟁력이 높은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 안전운항, 비용절감, 고객경험을 모두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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