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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포스코인터 우크라 곡물 터미널, 전쟁 충격 딛고 기지개

등록 2023-03-07 10:46수정 2023-03-07 10:58

물동량 2021년 76만톤→지난해 31만톤
“재고 출하 집중…‘내륙 저장소’ 운영도”
전문가 “국제 곡물가 긴 기간 꾸준히 상승
이상기후 영향 겹치며 2~3년 유동적”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모습.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모습.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긴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곡물 터미널이 전쟁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운영’ 기지개를 펴고 있다. 다만, 전쟁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상기후에 따른 곡물 수확량 감소 등이 겹치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터미널법인이 밝힌 2021년과 2022년 곡물터미널 운영 현황을 보면, 전쟁 발발 전인 2021년에는 76만톤과 669만달러(87억원)에 이르던 물동량과 매출이 지난해에는 각각 31만톤과 425만달러(53억원)로 떨어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물동량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전쟁 발발 직후 항만 봉쇄로 터미널 운영이 일시 중단되었으나, 공급망 붕괴를 우려하는 고객 요청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육로 운송을 통해 옥수수, 호밀, 보리 등을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전쟁 이전 상황으로 회복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낮에만 곡물을 출하하는데다 공습경보 때는 터미널을 대피소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금은 터미널에 남아있는 1만6천톤의 재고 물량을 털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지에 주재하던 인력들은 현재 폴란드로 이동해 원격근무 중이고, 30~40명의 현지 필수인원 중심으로 터미널을 운영하는 중”이라며 “전시 상황 장기화에 따라 저장시설이 필요한 현지 농가와 영농기업과 협업해 ‘내륙 저장소’ 서비스 운영을 검토 중이고, 전쟁이 끝나면 터미널을 정상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가 지난 1월 펴낸 ‘해외 곡물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끝났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량을 늘리고자 검역 절차 등을 전보다 빠르게 진행하고 있지만, 러시아 쪽의 수출 검역 절차가 늦어지면서 선박 운항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남미 지역의 늦은 서리와 가뭄으로 밀과 대두 수확량이 떨어졌고,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 억제 정책을 유지 중인 것도 국제 곡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국제 물류 상사 관계자는 “전쟁 발발 충격에서 벗어나며 가격이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미 가격이 높아진 상태이다. 업계에선 지금 가격대가 유지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 가격이 2~3년 정도는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이어지며 국제 곡물가격이 높아진 상태인데다 전쟁 여파와 수확량 감소 사태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설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전쟁 이전보다는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 곡물가격 동향을 보면, 2008년 12월 1톤당 밀 198달러, 옥수수 143달러, 대두 320달러 수준이던 국제 곡물 가격이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12월에 이미 각각 290달러, 233달러, 475달러로 높아졌다.

김지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해외농업관측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국제 곡물 가격은 최근 십여년 넘게 꾸준히 상승해왔다”며 “지난해 하반기 적도 동태평양의 저수온현상(라니냐)의 영향을 받아 아르헨티나에 가뭄이 들며 밀 생산량이 줄어 현재 이 지역 식량 수급 상황이 좋지 않지만, 올해 봄이면 다시 작황 시기가 미국으로 옮겨져간다. 주요 생산국이나 수출국의 파종 시기가 정해지는 2분기 이후에나 가격의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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