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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혹 떼려다 혹 붙인 대한항공…“성수기 마일리지 좌석 2배로”

등록 2023-02-22 16:12수정 2023-02-23 02:48

정부·여론 뭇매에 제도 개편으로 ‘유턴’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을 개선하기로 발표한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탑승 수속 카운터 모습.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을 개선하기로 발표한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탑승 수속 카운터 모습.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 비율을 성수기 기준으로 ‘10%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은 국토교통부 권고에 따라 성수기·비성수기를 합쳐 ‘5%’를 배정한도만 할 뿐,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22일 ‘마일리지 제도 변경 시행 전면 재검토’ 보도자료를 통해 “4월로 예정됐던 마일리지 제도 변경 시행을 재검토한다.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고 밝히며 “보너스 좌석 공급 확대, 사용처 확대 등 마일리지의 원활한 사용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1일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었으나, 소비자들이 마일리지 좌석을 늘리는 게 먼저라고 비판하고, 정부·여당까지도 개편안이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다고 짚고 나서자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한겨레> 추가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사용처와 관련해 고객 불만이 가장 많았던, 성수기 때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 비율을 ‘10%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적립율과 공제율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성수기 때 추가 운항편을 늘리고,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도 적절히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성수기 기준으로 마일리지 좌석 비율을 10% 이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국토교통부가 항공사들에게 마일리지로 판매하는 좌석 비율을 연평균 5%로 맞추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성수기·비성수기를 합쳐 ‘5%’ 기준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할 뿐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항공 소비자들은 마일리지로 구입할 수 있는 좌석이 없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8만 정도 갖고 있다고 밝힌 김아무개(59)씨는 “그동안 출장을 다니며 쌓은 마일리지로 퇴직 뒤 환갑여행을 가기 위해 1년 뒤 좌석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항공사 창구에선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와 마일리지 할인 프로모션 다양화 등도 검토 중이다. 지난 2일부터 교보문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도서 바우처를 발급받을 수 있게 한데 이어 3월에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복합결제 서비스 ‘캐시앤마일즈’에서 달러 결제도 가능하게 하는 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좌석 비율 및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 등을 포함해 기존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며 “성수기 마일리지 좌석 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린다 해도, 현행 법상 비중 수치를 공개할 의무는 없어 공개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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