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한국의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연합뉴스
중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두 항공사의 9개 중국 노선 중 일부는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다른 한·중 항공사들이 나누어 운항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 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 승인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뒤 중국 당국과 독점 우려 완화를 위한 조처를 협의해왔다.
앞서 중국 경쟁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할 경우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이 경쟁제한을 우려한 4개 노선(서울(인천·김포)발 베이징, 상하이, 창사, 텐진)과 한국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제한 우려를 판단한 5개 노선(서울(인천·김포)발 장자제, 시안, 선전 노선 및 부산발 칭다오·베이징) 등 총 9개 노선에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항공사가 있으면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이전 등을 지원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시정조처안을 중국 당국에 제출했다.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한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을 운항할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비용항공을 이용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남방항공·중국동방항공·춘추항공·산동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이 절반가량을 가져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중 양국의 경우 공항 슬롯을 정부가 배정해주는 형태이다. 또다른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결국 절반은 중국 항공사들이 운항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신고한 나라는 총 14개 국가다. 이 중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과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 4개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남아있다. 영국 경쟁당국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안을 수용했고 내년 1~3월께 답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남은 국가들의 승인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이를 종합해 슬롯 배분 계획을 정리할 계획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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