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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1주기 때도 안 쓴 이건희 회장 ‘KH’ 이니셜, 왜 꺼냈나

등록 2022-10-26 11:57수정 2022-10-27 02:46

생전에도 없던 호칭 만들어 해석 분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도식을 하며 그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케이에이치(KH)’를 내세워 관심이 쏠린다. 생전은 물론 1주기 때도 쓰지 않던 문구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고 이 회장 2주기 추도식을 맞아 그의 생전 사회환원에 대해 ‘케이에이치 유산’으로 정리해 언론에 전달했다. 문화재·미술품 2만3천여점 기증과 감염병 극복 지원, 소아 암·희귀질환 지원 등 이 회장의 선행을 설명하면서다.

이건희 회장 기증품이 ‘이건희 컬렉션’으로 통용돼 지난해 7월부터 전국을 순회하는 등 삼성 임직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영문 첫 글자보다 이름이 더 익숙하다. 생전에도 삼성그룹 안에서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각각 ‘에이(A)’, ‘에이대시(A’)’로 불린 적은 있지만, 영문 이니셜은 쓰이지 않았다. 옛 미래전략실 출신의 삼성 계열사 전 사장은 “외신에서 쓴 적은 있지만, 국내에선 거의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각각 ‘엠케이(MK)’, ‘이에스(ES)’로 불리는 것을 제외하면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 등 주요 회장은 통용되는 영문 별칭이 없다.

더욱이 케이에이치가 긍정적이지 않게 쓰이기까지 했다. 이건희 회장이 형인 고 이맹희 회장과 이른바 ‘유산 분쟁’을 벌이던 2013년 삼성 쪽에서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을 미행하자, 이에 대응해 씨제이 쪽이 이건희 회장의 동태를 살펴 정리한 ‘케이에이치 보고서’를 만든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이니셜을 두고 ‘제이와이(JY)’로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대 그룹의 한 임원은 “일부 회장들이 승진하기 이전까지 이니셜로 불리다 이후 사라진 적이 있다”며 “이 부회장은 ‘제이와이’로 유명한 상황에서 이를 없애는 대신 이건희 회장에게 새 이니셜을 만들어 동등한 레벨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반면 ‘이건희’라는 이름에 명암이 혼재해 긍정적 이미지만을 강조하기 위한 조처라는 해석도 있다. 5대 그룹의 또다른 임원은 “이건희 회장에겐 긍정적인 이미지도 많지만 비자금 등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다”며 “문화재 기증 등 밝은 면만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별칭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케이이에치 유산’을 설명하며 “많은 국민은 고 이 회장의 유족들의 사회환원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의미를 부여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면서도 “문화재·미술품 기증과 감염병 극복 지원 등 이건희 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새로운 네이밍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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