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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1천조 투자’ 공언했지만…빅스텝에 일부 그룹 계획 조정 나설 듯

등록 2022-07-17 16:44수정 2022-07-17 16:56

예상보다 실적 악화하는데 이자 부담 커져
올해 계획 유지해도 내년엔 조정 불가피
IMF는 지난 13일 세계경제전망을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하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F 누리집 갈무리
IMF는 지난 13일 세계경제전망을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하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F 누리집 갈무리

“이자가 계속 올라갈거라고 생각해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졌는데 금리마저 크게 올랐다. 애초 투자계획을 지키려면 더 많은 돈을 빌려야 해 이자부담이 너무 늘게 된다.”(4대 그룹 계열사 재무담당 임원)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10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그룹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 일부 그룹은 올해 계획은 유지하되 내년 투자 계획은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앞다퉈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았지만, 경영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자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삼성·에스케이(SK)·현대차·엘지(LG)·롯데 등 주요 그룹 쪽 말을 종합하면, 아직은 대체로 투자 계획을 유지한다는 입장이 많지만 금리 인상과 원재료값 상승 등 경제 여건 악화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4대 그룹의 한 계열사 임원은 “하반기 투자는 올해 번 돈과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하려고 했는데, 실적은 나빠지고 회사채 금리는 작년 1%대에서 4%대로 올라 계획보다 더 많은 돈을 더 비싸게 빌려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말에 확정한 투자 계획은 아직 변동이 없지만 내년 투자 계획은 줄일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도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자를 안 한다는 계획은 없다”면서도 “재료 부분이 너무 많이 올라 원래 투자 계획을 어쩔 수 없이 조정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엘지에너지솔루션은 1조7천억원 규모의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을 연기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재값과 인건비 등 공장 설립 비용이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

경기 전망이 악화하면서 다른 그룹들도 투자 계획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데다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기업 실적 전망도 악화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됐지만 3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경기둔화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경기전망지수(BSI)도 3분기 79로 집계돼 2분기(96)보다 17 떨어졌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아직 투자 계획 변경은 없다”면서도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전망 속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재료값이 계속 오르고 실적까지 나빠진다면 연말에 투자 계획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제단체 소속 한 팀장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 실적이 하락한 기업 가운데 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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