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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그린 암모니아’를 찾아서…탈탄소 위해 중동 찾는 기업들

등록 2022-06-02 16:44수정 2022-06-02 16:59

재생에너지로 만드는 수소·암모니아
대용량 실증할 수 있는 중동으로
한전·삼성물산·서부발전 등 협력사업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태양광 발전소. DPA/연합뉴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태양광 발전소. DPA/연합뉴스

‘그린 수소’에 이어 ‘그린 암모니아’가 뜬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이다. 그린 암모니아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질소와 합성해 만드는 것을 말한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이동하는 운반체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수소 경제 시대’를 맞은 한국 기업들이 ‘탈탄소 기술의 한국화’라는 과제를 안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중동 지역 등에서 외국 기업과의 암모니아 생산 협력 사업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전력·삼성물산·서부발전은 지난달 31일 수소·암모니아 전문 개발사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페트롤린케미사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아랍에미리트연합 수도 아부다비 북동쪽에 위치한 키자드 산업특구단지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로 2025년 8월부터 연간 3만5천톤(최대 20만톤) 규모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플랜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서울 면적의 44배에 이르는 신도시 ‘네옴시티’를 조성해 암모니아 생산을 실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에쓰오일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국내 도입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에스오일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시설과 자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아람코와 지난해 3월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 쪽 지역에서는 비싼 개발 비용을 들어 화석연료로 좀 더 저렴하게 수소를 생산하는 ‘블루 수소’에 더 주목한다.

국내 기업이 수소와 암모니아를 외국에서 구하는 이유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적고 해외 재생에너지 발전 조건이 더 좋기 때문이다. 구기영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 책임연구원은 “제주도나 새만금 등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에서도 그린 수소와 그린 암모니아 관련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태양과 바람 조건이 한국보다 좋은 중동과 서호주 지역 중심으로 대용량 실증 기술이 앞서 있다. 외국 기업의 기술력과 외국 땅에서의 협력 사업이지만, 각 기업으로서는 최종적으로는 한국 기술력으로 그린 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 중에 수소·암모니아 발전 로드맵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자원 외교와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장려하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 따라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수출된 바라카 원전 등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는 수소·암모니아 생산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핑크 암모니아(원전 전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해 생산한 수소 활용)가 ‘그린 암모니아’에 포함되는지는 세계적으로 논쟁 중이다. 원전을 중시하는 정부 정책 방향보다 상업화 가능성과 기술 변화 속도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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