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션. 한국조선해양 제공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1조38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철강재 가격 상승과 통상임금 패소 판결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이 설정되면서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유부문(현대오일뱅크) 호실적 덕에 2018년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이후 최대 실적을 이뤘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이 15조4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다.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하는 등 조선 시황이 회복세로 돌아선 덕이다. 현대중공업 매출은 8조3113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4조2410억원, 현대미포조선은 2조8872억원에 달했다. 세 회사 모두 한국조선해양의 조선업 자회사다.
영업이익은 1조384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통상임금 판결 및 지난해 상반기 강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충당금 설정”을 적자전환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이 정기 상여금과 명절 상여금을 임금 소급분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작년 상반기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철강재 가격도 급등했다. 철강재는 선박 제조의 주된 재료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공시를 통해 “대법원 판결 패소에 따라 지급해야 할 임금 총액을 추정해 충당금 약 8400억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작년 2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8900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지주는 정유업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호실적 덕에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 28조1587억원, 영업이익 1조854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현대오일뱅크가 매출 20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기록해 지주사 실적을 견인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효과가 확대되고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익이 늘었다.
건설기계부문인 현대건설기계는 매출 3조5520억원과 영업이익 1818억원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월 그룹 편입 이후 매출 1조6782억원과 영업이익 373억원을 이뤘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 반영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한 데다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 등 주력사업의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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