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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던킨도너츠, ‘비위생 논란’ 사과했지만…“증거 조작” 주장은 계속

등록 2021-10-01 19:08수정 2021-10-01 20:54

식약처 위반 적발 뒤 “미흡한 관리 사죄”
“제보자 증거 조작 정황은 식품 테러”
시민단체, ‘식품위생법 위반’ 던킨 고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열린 ‘SPC 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대책위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왼쪽)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열린 ‘SPC 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대책위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왼쪽)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름때 반죽' 영상이 공개돼 비위생 논란에 휩싸인 던킨도너츠가 “생산 설비를 미흡하게 관리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산 공장을 불시에 조사해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을 적발한 뒤 나온 공식 사과다. 다만 던킨도너츠 쪽은 위생 문제 사과와 별개로 “제보자가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발견됐다”며 증거 조작 의혹에 계속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1일 입장문을 통해 “(비위생 논란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개선을 위한 총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향후 조처 계획을 발표했다. 비알코리아는 전 생산 시설에 대한 세척주기를 ‘식품 안전관리인증 기준’(HACCP)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관리하고, 노후설비는 11월 초까지 교체하거나 설비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전날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내부의 도넛 생산 기계 곳곳에 찌든 기름때가 묻어있고, 기계 밑에 놓인 도넛 반죽에도 누런 기름때 등 오염 물질이 묻은 영상이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안양공장은 국내에 공급하는 던킨도너츠 60%가 생산되는 곳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공장을 조사한 결과 일부 시설이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비알코리아는 비위생 논란 사과와 별개로 ‘제보자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선 계속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비알코리아는 “위생 강화 활동과는 별도로 제보 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및 식품 테러 정황이 발견됐다”며 “제보자로 추정되는 직원이 이물질을 제품 반죽에 투입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은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회사 쪽은 이 직원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던킨도너츠 쪽은 전날 비위생 논란이 불거진 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포렌식을 통해 한 직원이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는 행동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공개해 ‘물타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내부고발자는 이날 서울식약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던킨도너츠가 시민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지는 못할 망정 공익제보 내용을 조작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9년 새 생산 설비가 도입되기 전부터 위생환경 개선 문제를 회사에 제기해왔지만 시정이 되지 않았다”며 “에스피씨(SPC)가 만드는 도넛이 시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걱정과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공익제보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이날 던킨도너츠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며 서울식약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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