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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팬덤 만들던 SW 업데이트에 뒤통수’ 애플의 배신

등록 2017-12-24 13:47수정 2017-12-24 20:30

애플은 독특한 팬덤 문화의 기업이다. 명품이나 소수 취향 제품과 달리 컴퓨터·스마트폰처럼 대중적 카테고리에서 애플에 견줄 만한 광범한 팬덤을 거느린 상품은 드물다. 배경에는 단순함과 아름다움, 직관적 사용성 등 제품의 사용 경험에서 오는 만족과 별개로 혁신적 제품이라는 느낌과 함께 사용자들을 매혹하는 애플 고유의 고객만족 방식이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새 기능 추가 또는 활성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게 출시 뒤 제공되었지만 아이폰의 차별성을 알려준 앱스토어다. 앱스토어는 아이폰 출시 1년 뒤인 2008년 개설돼 사용자들을 만족시켰다. 애플은 2008년 9월 미디어플레이어 아이팟터치 2세대를 판매할 때 블루투스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으나 6개월 뒤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내장된 블루투스 칩셋을 활성화시키며 사용자들을 매료했다. 2010년엔 아이폰 운영체제(iOS)4를 내놓으며 전자책인 아이북 기능을 제공하고 2011년 iOS5 때 음량 버튼으로 사진 촬영 버튼을 대신할 수 있게 해주고 아이메시지 기능을 추가했다. 2012년 iOS6 때는 음성비서인 시리를, 2013년 iOS7 때는 제어센터와 에어드롭 등의 기능을 추가하는 등 애플 사용자들은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한 새로운 기능 제공이 애플의 차별적인 사후서비스라고 만족해왔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6 등 2년 지난 아이폰 모델들의 속도를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동안 추측과 설로 제기되던 의혹이 미국 정보기술 매체를 통해서 사실로 확인되자 애플도 시인했다.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는 잔량이 적어지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스마트폰 성능을 낮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다는 것이다. 팬덤 형성의 배경이던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소비자의 뒤통수를 친 격이다. 애플은 2016년부터 이런 업데이트를 해왔지만 외부에서 실험을 통해 확인하기까지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포브스>는 “애플의 사실 은폐는 소비자를 상대로 사기 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은 기업 내부와 개발자 외에는 접근과 검증이 어렵다. 우리가 점점 더 많은 영역을 소프트웨어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광범하고 강력한 도구이자 생존 환경이 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우리가 더 나은 투명성과 접근성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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