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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아이폰X ‘1호 개통자’는 어떻게 6박7일을 노숙했을까요?

등록 2017-11-24 16:57수정 2022-08-18 16:41

[뉴스AS]
등산용 매트·침낭으로 노숙…근처 사우나서 목욕
‘화장실은 10분·식사는 1시간’ 규칙 지키며 해결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앞에 놓인 1호 개통자 손현기씨의 짐(왼쪽)과 신씨의 1호 대기번호표(오른쪽). 손현기씨 제공.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앞에 놓인 1호 개통자 손현기씨의 짐(왼쪽)과 신씨의 1호 대기번호표(오른쪽). 손현기씨 제공.

24일 아이폰X(아이폰 텐)이 마침내 국내에 출시됐습니다. 1호 개통자는 무려 6박7일을 노숙한 20대 청년 손현기(26)씨였습니다.(▶기사 바로가기: 아이폰X 1호 개통 6박7일 줄선 20대 고객) 이날 서울 날씨는 영하 2~3도 였습니다. 최근 일주일의 날씨도 ‘수능 혹한’이라고 불릴 정도로 추웠습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6박7일을 기다릴 수 있는 걸까요? 손씨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6박7일을 노숙 생활을 정리해봤습니다.

‘아이폰X KT 1호 구매자 도전했습니다’

18일 손씨는 평소 즐겨 이용하던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이폰X 1호 구매자가 되기 위해 도전을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손씨는 “(검색해보니) 갤럭시S8 1호 개통자가 5박6일을 기다렸다”며 “6박7일로 신기록에 도전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침 창업 준비로 1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터라 도전할 시간적 여유도 있었다고 하네요.

노숙을 위해 든든하게 짐도 꾸렸습니다. 캐리어에 일주일 동안 입을 속옷, 양말, 세안도구, 로션, 면도기를 챙겼습니다. 겨울용 침낭과 두툼한 캠핑용 매트도 준비했습니다. 18일은 KT가 개통행사를 시작하기도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손씨는 무작정 짐을 챙겼고,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의 KT스퀘어 앞에 캠핑용 매트를 깔고 줄을 섰습니다.

손씨의 ‘갑작스런’ 등장에 KT 직원들도 당황했습니다. KT는 21일까지 사전예약 신청자들에게 응모를 받아 응모자들 가운데 당첨된 100인에 한해서만 선착순으로 개통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1등으로 와서 줄을 선다고 하더라도 이벤트 당첨자 100인에 들지 않으면 1등 대기표를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KT는 이같은 상황을 설명했고, 손씨는 “그래도 상관없으니 기다리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22일 100일 이벤트 당첨자 명단에 손씨는 이름을 올렸습니다.

KT스퀘어에서 노숙 당시의 모습. 손현기씨 제공.
KT스퀘어에서 노숙 당시의 모습. 손현기씨 제공.

꼬박 2박3일을 혼자 버텼습니다. 20일에서야 2호 개통자가 손씨의 노숙에 동참했습니다. 낮에는 줄을 서고 밤에는 KT스퀘어 바닥에 침낭을 펴고 잠을 잤다고 합니다. 6일 밤을 보내며 책도 3권 읽었다고 합니다. 낮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밤 8시까지 KT스퀘어 밖에서 줄을 섰습니다. 화장실은 KT사옥 안의 화장실을 이용했습니다.

줄을 서야 했는데 이탈해도 상관없냐고요? 여기도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갈 때는 직원에게 알리고 10분 안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말없이 자리를 뜨면 즉시 자격박탈이라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식사는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여기도 물론 규칙이 있습니다. “직원에게 말하고 1시간 안에 밥을 먹고 와야 한다”고 합니다.

24일 서울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아이폰 X 정식 출시 행사에서
24일 서울 KT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아이폰 X 정식 출시 행사에서

24일 손씨는 1호 개통자로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봐도 손씨의 모습은 6박7일 노숙한 사람의 모습이 아닙니다. 손씨는 “KT 직원에게 말하고 근처 사우나에서 1시간 안에 씻고 나올 수 있었다. 나뿐 아니라 모든 대기자들이 같은 혜택을 받았다”며 “오늘은 카메라 세례를 받을 거 같아 아침 일찍 사우나에 다녀왔다”고 밝혔습니다.

손씨는 왜 6박7일이나 기다려 아이폰X를 개통한 걸까요?

“1년 6개월 정도 다녔던 회사도 어제 관두고 플랫폼 사업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혹은 엘런 머스크 같은 사람들을 동경하고 이런 사업을 구상하고 꿈꾸게 했던 동기 중 한 부분에는 새로운 경험과 세상을 바꾸어 놓았던 아이폰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10주년 기념 아이폰X에 더 특별한 추억을 새기는 일이 즐겁네요”

-손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발췌

손씨는 “사람들은 바보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10대 때 처음 접했던 아이폰은 제게 놀라운 경험으로 기억돼 있다”며 “혼자 낯선 곳에서 사색할 수 있는, 개인적으로 뜻깊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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