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량 알뜰폰에 넘겨줘 실제 청구요금 산출 최적 요금제 기준 비교하니 500~8100원 절감
초고속·IPTV 할인 감안하면 부담 늘어날 수도
알뜰폰 “이통사 할인이 요금절감 폭 줄여” <한겨레>가 한 가족이면서 이용량이 제각각인 에스케이텔레콤(SKT) 가입자 5명이 알뜰폰으로 옮기는 경우를 가정해 가계통신비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분석해 보니, 각각 부가가치세 포함 실제 청구액 기준으로 500~8100원씩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을 주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용도로 사용해 월평균 발신량이 음성통화 10분 정도뿐인 경우(남·81살)에는 에넥스텔레콤의 기본료 없는 요금제 ‘에이(A) 제로’로 옮기면 다달이 통신비가 8100원 절감된다. 유튜브와 옥수수 등의 동영상을 많이 봐 데이터통화량이 월 20GB(기가바이트)를 넘는 가입자(여·26살)가 씨제이헬로비전의 ‘더 착한 데이터 유심 10GB’ 요금제로 옮길 때는 요금 절감 폭이 500원에 그쳤다. 5명의 이동통신 요금 절감 총액은 2만3150원으로 계산됐다.
서울 광화문우체국 알뜰폰매장에서 시민들이 알뜰폰 청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계통신비 다이어트? 발품은 필수!
<한겨레>는 이번 분석을 통해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요금제를 자신의 이용 행태에 맞춰 갱신하고, 할인 혜택을 꼼꼼히 챙기는 것만으로도 가계통신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족 구성원의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인터넷방송·집전화를 같은 회사로 모으고, 그 과정에서 주어지는 각종 할인 혜택을 꼼꼼히 챙기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가 더 높아진다.
자신을 포함해 가족 4명이 모두 같은 회사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김아무개(53)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몇 달에 한번씩 이통사 지점에 들러 가족들이 최적의 요금제에 가입돼 있는지, 약정기간 만료로 요금 할인을 못 받고 있지는 않은지, 이용하지도 않으면서 요금을 내고 있는 것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며칠 전에도 점심식사를 마친 뒤 산책을 겸해서 가까운 지점에 들렀다가 아내의 선택약정할인(다달이 요금 20% 할인)이 만료된 것을 발견해 다시 약정하라고 했고, 아들의 월평균 데이터통화량이 줄어 기본 제공량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을 확인해 요금제를 1만원 낮은 것으로 바꾸도록 했다. 또한 이용하지도 않으면서 월 8천원씩 요금을 내고 있는 집전화를 해지했다.
김씨는 “이번에도 20분 정도 상담을 받는 것으로 가계통신비를 다달이 2만4천원가량 줄였다. 지난해 이맘때도 약정기간이 끝나 요금 할인을 못 받고 있는 것을 발견해 재약정을 하고, 요금제를 이용 행태에 맞춰 조정하는 것으로 월 3만원가량을 줄였다. 지점 방문만으로 다달이 피자 한판 값 정도의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가봤는데 진짜 그렇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영업을 하는 대리점 말고 고객서비스에 집중하는 지점을 찾아가야 친절하게 응대해주고 더 잘 챙겨준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이용량과 맞지 않는 요금제에 가입해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은 요금을 내고 있지만, 이통사들은 ‘최적 요금제 추천’ 서비스 도입을 극구 꺼리고 있다. 이통사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가입자별 월평균 음성통화·문자메시지·데이터통화 이용량은 물론이고 요일·시간대별 이용행태 등도 다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입자별로 최적의 요금제를 추천해줄 수 있지만 못 한다고 버티고 있다. 한 이통사 고위 임원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괜찮을 것 같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라고 했더니 매출이 연간 4조원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 그 뒤로 말도 못 꺼내게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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