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세상보기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후보직 사퇴로 대선 구도는 박근혜-문재인 양강구도로 재편됐지만, 역설적이게도 대선 판도의 열쇠는 안철수 전 원장이 쥐게 된 모양새다. 안 후보를 지지하던 부동층의 향배가 대선 향배를 가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세 사람에 대한 온라인 민심은 어떨까. ‘네이버 트렌드’(trend.naver.com)를 이용해 그 추이를 살펴봤다. 지난달 말부터 제공되기 시작한 ‘네이버 트렌드’ 서비스는 네이버 통합검색에서 검색되는 검색어의 기간별 검색량 주간단위 통계를 보여 주는데, 가장 많이 검색된 횟수를 기준으로 나머지 기간의 검색 횟수를 상대값으로 환산해서 보여준다. 싫어하는 후보라도 검색은 할 수 있는 만큼 지지보다는 관심의 척도로 유용하다.
최근 석달 동안 피시(PC)에서 세 사람 이름을 검색한 빈도 추이를 살펴봤더니, 9월 셋째 주(17~23일) 안철수 검색이 상대적으로 가장 많았다. 안철수 전 원장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때다. 이때를 100으로 할 경우 석달 동안 평균 검색량은 안철수 33, 문재인 19, 박근혜 14 차례였다. 공교롭게도 문재인과 박근혜 검색량을 합한 수치가 안철수 한사람의 검색량과 똑같다. 인터넷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확실한 스타였던 셈이다. 안철수는 딱 한번 9월 둘째 주(10~16일) 검색량에서만 문재인에게 밀렸을 뿐, 석달 내내 검색량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체적인 흐름은 세 후보 모두 출마선언과 후보 확정 등이 이뤄진 9월에 검색량이 많았고, 10월엔 내내 저조한 수준을 보이다가 최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검색량이 다시 증가했다. 가장 최근인 11월 셋째 주(19~25일) 검색량은 안철수 71, 문재인 53, 박근혜 28이었다. 모바일의 경우엔 안철수 98, 문재인 66, 박근혜 31로 ‘안철수 쏠림’이 더 심했다.
네이버 트렌드에서는 검색량이 급격하게 늘거나 줄어들 경우 그 이유를 추론해 관련 뉴스를 연결해준다. 박근혜는 최근 1~2주를 제외하면 9월 셋째 주에 검색량이 가장 많았는데, “박근혜 가천대 특강 학생동원에 누리꾼들 ‘발끈’’’ 기사가 연결됐다. 박 후보가 18일 오후 이 대학에서 ‘한국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특강을 했는데, 이 강연을 위해 일부 수업이 취소되고 학생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버스가 동원됐으며 불참할 경우 결석처리돼 누리꾼들이 황당해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박 후보로서는 좋지 않은 일로 검색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셈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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