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종편채널 채널A가 개국 첫날인 1일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 830’에서 “강호동씨가 23년전 일본 야쿠자와 한국 조폭 간 모임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누리집 관련 보도 갈무리.
프라이버시의 종말
강호동·나훈아·린다 김 등장
영국 의회, 황색언론 청문회
‘168년 역사’ 신문 폐간되기도
강호동·나훈아·린다 김 등장
영국 의회, 황색언론 청문회
‘168년 역사’ 신문 폐간되기도
영국 의회에선 지난달 21일부터 이색적인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추적해 보도하는 황색 언론들의 취재 윤리과 불법적 관행을 다루는 청문회다. 영화배우 휴 그랜트는 이 청문회에서 황색언론의 불법적 취재 관행을 고발했다. 황색언론이 자신에 대해 보도한 것은 병원 의료기록을 들춰보고, 휴대전화 음성메시지에 접근하고, 자신의 집에 몰래 침입하는 불법적 방법을 통해서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는 “황색언론의 비열함에 맞서 일어나자”고 영국인들에게 촉구했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이 청문회에서 “다섯살 난 딸의 학교 가방에 메모지를 몰래 넣어 접촉을 시도하는 등 황색언론의 무차별적인 취재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영국은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 타임스> <비비시>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언론이 자리잡은 곳이지만, 선정적 황색언론의 폐해도 극심한 나라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더 선>과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저질 언론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각각 발행부수가 권위지의 10배가 넘는 300만부다. 언론 자유가 발달한 영국이지만, 유명인 사생활을 마구잡이로 보도하는 황색언론의 폐해는 독특한 법규를 만들어냈다. 법원이 당사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생활 보도금지’ 명령을 내리면 언론은 관련 보도를 할 수 없다. 축구선수 라이언 긱스처럼 일부 유명인사는 이를 악용해, 비판적 보도를 막기도 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는 잇단 불법적 취재 관행과 선정적 보도로 공분을 사고 결국 지난 7월 발간된 지 168년 만에 스스로 폐간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에서도 공익과 무관한 개인 사생활을 보도하는 선정적 언론의 폐해가 적지 않다. 2007년 9월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이라며 성 로비 의혹이 있다고 1면과 3면에 사진과 기사를 실은 <문화일보>가 대표적이다. 문화일보는 신씨로부터 10억원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당해 1심에서 정정보도를 게재하고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종편이 출범하면서 사생활 폭로 보도 경쟁이 불붙었다. 지난 1일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에이(A)>는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며 “강호동이 지난 1988년 고교 씨름선수로 활동할 당시 일본 야쿠자와 국내 폭력조직의 결연식 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강호동씨의 23년 전 사진 한장이 전부였고, 강씨가 야쿠자와 연계되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조선일보의 종편 <티브이(TV)조선>도 4년간 잠적했던 가수 나훈아씨의 거처와 모습을 몇달간 추적 끝에 포착했다며 관련 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중앙일보의 <제이티비시>(JTBC)는 국방장관 상대 ‘몸 로비’ 의혹으로 떠들썩했던 린다 김을 등장시켰다. 공익과 무관한 개인 사생활을 신상털기하는 데 언론의 특권이 동원되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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