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올라 있는 개인정보나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검색에서 삭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레퓨테이션닷컴. 서비스 범위에 따라서 1년에 129달러, 399달러, 699달러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름을 입력하고 스캔하면 ‘부정적 콘텐츠’ ‘검색 빈도’ 등의 결과를 알려준다. 누리집 갈무리
프라이버시의 종말
‘사생활 보호에 필요한 비용’
인터넷 개인정보 유출 막는
유료 검색·삭제 서비스 등장
‘사생활 보호에 필요한 비용’
인터넷 개인정보 유출 막는
유료 검색·삭제 서비스 등장
디지털시대에 프라이버시가 ‘값비싼’ 서비스가 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생활의 영역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인해 지속적으로 침식됨에 따라 프라이버시를 보호받기 위해 별도의 지출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반인들마저 프라이버시가 위협받게 된 배경엔 인터넷 사용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쓰면서 쉽게 흔적을 남기는데다 검색으로 단편적 정보를 끌어모아 개인에 관한 종합적 신상파일을 만들어내는 프로파일링이 쉬워진 점이 있다. 높은 담장을 쌓고 철조망을 두른 뒤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한 고급주택 거주자와 골목길에 창문이 노출된 반지하방에 거주하는 사람의 사생활 노출 정도가 다른 것과 유사한 현상이 온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서비스가 바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온라인에서 평판을 관리해주는 유료 서비스다. 국내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 이용이 활발한 미국에서는 이미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레퓨테이션닷컴’(Reputation.com), ‘리무브유어네임’(RemoveYourName.com), ‘디펜드마이네임’(DefendMyName.com) 등은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다양한 온라인 평판 관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레퓨테이션닷컴의 경우 한 달에 15달러짜리 개인용 서비스에 가입하면, 인터넷에서 가입자가 어떤 형태로 언급되거나 검색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구글, 야후, 빙 등의 검색엔진에 노출되는 고객의 부정적 정보를 삭제하거나 감춰주는 서비스는 29.95달러에 팔고 있다.
구글도 지난달부터 유사한 평판 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전자우편으로 알려주는 ‘웹 세상의 나’(Me on the web) 서비스다. 민간의 유료 서비스와 달리 모니터링만 제공할 뿐, 삭제 요청이나 검색 결과 감추기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카오스 시나리오>의 저자 밥 가필드는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프라이버시가 거의 사라져가면서 그 가치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홀로 있으려 하는 개인의 요구를 ‘가르보 경제’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스웨덴 출신의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가 1941년 30대 중반의 나이로 은퇴한 뒤 1990년 숨지기까지 대중에 노출되기를 꺼려 평생 홀로 지내면서 극도로 사생활을 숨긴 채 생활한 것에서 가져온 개념이다. 신비로운 미녀 영화배우를 향해 쏟아지는 매스컴과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그레타 가르보가 치러야 했던 높은 비용을 ‘가르보 경제’라고 명명한 것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내건 유료 서비스가 신종 산업으로 등장하는 현실은 인터넷 시대 사생활의 종말을 알려주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운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사생활 보호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쓰면서 부지불식간에 노출한 사생활 정보로 인해 프로파일링 위협 속에 있는데, 경제력과 정보력이 있는 일부 사용자만 프라이버시 보호 유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현실은 프라이버시 권리가 평등의 관점에서도 접근되어야 함을 일깨워준다. 구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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