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혼인변호사학회 81% “사회관계망서비스 통해 정보 수집”
옷깃에 남은 립스틱 흔적 못지않게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가 이혼과 양육권 소송에서 배우자의 불성실을 입증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는 이혼전문 변호사들의 새 친구’라는 기사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의 단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최근 이혼 소송의 풍경을 전했다. 미국 포트워스의 이혼전문 변호사인 게리 니컬슨은 “사회관계망서비스가 업무 관행을 완전히 바꿔버렸다”며 “과거엔 증거를 잡기 위해서 사설 탐정을 고용해 의뢰인의 배우자를 추적했지만, 이제는 추적 대상자의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계정을 따라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관련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미국 혼인변호사학회(AAML)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이 학회 회원 1600명 가운데 81%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찾은 정보를 활용해 이혼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린다 리 바이켄 회장은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열린 책”이라며 “사용자들은 친구와의 사회관계망 대화에서 충격적이고 민감한 사안을 자연스럽게 말하게 마련이어서 어떤 것보다 유용한 증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페이스북에 사진이나 은밀한 만남의 증거를 남길 뿐, 주도면밀한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알리바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의 인간관계 범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누구와 주로 대화를 주고받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소송을 진행하려는 배우자와 법률 대리인들에게는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원천인 셈이다.
또다른 정보와 연결돼 새로운 정보를 캐내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지난달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프라이버시 논쟁을 불러온 애플 아이폰의 사용자 위치정보 기록이 대표적 사례다.
아이폰 사용자의 이동경로가 최대 10개월까지 피시에 저장돼 있다는 사실은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법률 대리인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정보였다. 예를 들어 투숙한 호텔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기란 힘들다 해도, 최소한 사용자가 언제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는지를 알려줄 수는 있다. 이 때문에 만일 페이스북 등에서 언급된 내용과 실제 이동경로가 어긋날 경우 이를 실마리로 새 정보를 추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유부남과 사귀는 한 독신 여성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친구들과의 만남에 유부남 애인을 동반했다고 치자. 누군가 친구들이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은 내 친구 남편인데…”라고 고발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나 이혼 소송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미국 변호사업계 실정이다. 점점 더 많은 정보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축적되는 것을 볼 때, 남의 얘기만은 아닐 수도 있다.
구본권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적자예산’ 충남도, 콘도회원권 구매 논란
■ LG디스플레이, 520억 관세지출 막았다
■ LH 논란 책임? MB 사람 심기용?…국토부 1차관 돌연 사의 ‘뒷말’
■ ‘두 얼굴의 내 감정’ 조울증 약물치료 망설이지 마세요
■ ‘철쭉 떡병 주의보’ 만져도 안돼요
■ 한나라당 “청와대는 지역 분열시키는데 천재적”
■ 페이스북, 이혼전문 변호사의 새 ‘밥줄’
구본권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적자예산’ 충남도, 콘도회원권 구매 논란
■ LG디스플레이, 520억 관세지출 막았다
■ LH 논란 책임? MB 사람 심기용?…국토부 1차관 돌연 사의 ‘뒷말’
■ ‘두 얼굴의 내 감정’ 조울증 약물치료 망설이지 마세요
■ ‘철쭉 떡병 주의보’ 만져도 안돼요
■ 한나라당 “청와대는 지역 분열시키는데 천재적”
■ 페이스북, 이혼전문 변호사의 새 ‘밥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