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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의 왕도?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등록 2010-07-01 10:29수정 2010-07-01 11:58

‘최고’와 ‘강한’을 강조하는 학원에 다니려 해도 막상 시간을 내기는 쉽지 않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어느날 아침 서울 종로의 한 어학원. 한겨레 자료
‘최고’와 ‘강한’을 강조하는 학원에 다니려 해도 막상 시간을 내기는 쉽지 않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어느날 아침 서울 종로의 한 어학원. 한겨레 자료
[앱평⑨] 영어·일어·중국어 학습
모르는 단어는 단어장으로…발음 녹음하는 앱도
스티브 잡스 등 육성연설 23편 원문·번역문 갖춰
 외국어를 배우는 데 왕도는 없다. 많이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게 상책이다. 스스로 느끼기에 재미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진학, 취직, 승진 등에 필요해서 ‘왕도’를 찾는 이들에겐 무리한 요구다. 오히려 노력은 최소화하면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효율이 절실하다. 이를테면, 등하교·출퇴근길에 전화기만 들여다봐도 어휘력이 쑥쑥 늘어나는?

 결국 스마트폰 앱 시장에 나와있는 수많은 어학 관련 앱은 이런 재미와 효율에 주목한다. 오랜 세월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었던, 또 귀에 꽂혀있었거나 시선을 빼앗아갔던 기법들이 고스란히 스마트폰 형식에 맞게 옮겨 온 셈이다.

 
업다운’은 아이폰의 기능을 적절히 구현한 단어장 앱이다. 아래에 숫자는 해당 단어를 ‘안다’ 또는 ‘모른다’고 대답한 횟수로, 숫자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표시된다. 예컨대 precede는 안다고 표시했던 단어다. 일본어 요음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아쉽다.
업다운’은 아이폰의 기능을 적절히 구현한 단어장 앱이다. 아래에 숫자는 해당 단어를 ‘안다’ 또는 ‘모른다’고 대답한 횟수로, 숫자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표시된다. 예컨대 precede는 안다고 표시했던 단어다. 일본어 요음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아쉽다.

 아이폰 앱 ‘업다운’(Up Down)은 스마트폰으로 녹아든 ‘단어장’ 서비스다. 제시된 단어를 알면 위로 끌어올리고, 모르면 아래로 끌어내리는 간단한 시스템이다. 단어 목록은 하루 스무개씩 제시되는데, 학습이 끝나면 ‘안다’고 표시한 단어끼리 또는 ‘모른다’고 표시한 단어끼리 따로 모아서 볼 수도 있다. 모든 단어는 세 차례 반복 학습하는 게 목표다. 토익 영단어 100일치, 토플 영단어 50일치, 한어수평고시(HSK) 중국어 단어 100일치, 제이피티(JPT) 일본어 단어 100일치 등 14가지를 각각 따로 살 수도(2.99달러), 한꺼번에 살 수도(9.99달러) 있다. 단순한 단어장이다보니 쓰기나 말하기를 연습할 기회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일본어의 촉음(っ)과 요음(ゃ·ゅ·ょ) 등 작은 글자의 크기 구분이 거의 안 되는 점도 아쉽다.

 아이폰의 또 다른 단어장 앱 ‘퍼펙워드’(perfect word)는 상당히 체계적인 학습법을 제시한다. 우선 “단어를 아는지 모르는지”를 묻는 단순한 퀴즈 ‘샘플러’를 통해 어휘 수준을 파악한다. 모른다고 답한 단어를 위주로 단어 학습이 시작되면 △단어와 뜻을 번갈아가며 익히기 △단어를 본 적이 있느냐 묻는 퀴즈 △단어 듣고 자판으로 입력하기 △뜻 보고 입력하기 등 네 가지 단계로 진행된다. 익힌 것으로 파악된 단어는 따로 모아서, 알파벳 순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보관한다. 가격은 5.99달러.

 
‘이지보카’(안드로이드)의 단어 연상 화면. 윈도모바일용 ‘차 한잔과 함께…’와 ‘맥심’.
‘이지보카’(안드로이드)의 단어 연상 화면. 윈도모바일용 ‘차 한잔과 함께…’와 ‘맥심’.

 에스케이텔레콤의 티(T)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안드로이드 앱 ‘이지보카’도 눈에 띈다. 그림과 사진 등을 동원해 뜻과 발음 등을 외우는 과정 가운데 ‘연상하기’가 눈에 띈다. 예컨대 spur(박차)라는 단어는 “수퍼 방향으로 박차를 가하자”라고 외우라고 제시한다. 단어의 발음이 ‘수퍼’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freeze(얼리다)를 연상시키는 문장은 “야채를 얼렸더니 금세 풀이 죽었다”이다. “풀이 죽”과 단어 발음이 비슷하다는 의미다. 토익 초·중·고급 버전이 각각 5500원.

 물론, 단어장에 그쳐선 안 된다. 문장 단위의 공부도 해야 한다.


 ‘북앤딕 - 세계의명연설’(아이폰)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빌 클린턴, 마틴 루터 킹, 존 에프 케네디 등 명사들의 영어 연설 23편을 깔끔하게 담았다. 우선 실제 육성 연설이 담겼다. 이와 영어 원문이나 우리말 번역문을 볼 수 있다. 영어 원문을 볼 때에는 모르는 단어를 누르면 뜻이 표시되고, 따로 모아서 공부할 수 있도록 ‘단어장’ 기능도 갖췄다. 연설의 배경이나 인물 소개도 이용자를 상당히 배려한 부분이다. 게다가 유튜브 동영상을 링크해, 연설이 이뤄졌던 장소의 생생함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했다. 이 앱의 개발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취합해 유사한 앱을 내놓기도 했다.

 영어 텍스트를 직접 읽은 목소리를 녹음해 원어민 발음과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한 티스토어-안드로이드용 섀도잉(Shadowing)도 눈에 띈다. 동화 등을 한 문장씩 듣고 따라 읽을 때 목소리가 녹음된다. 리드얼라우드(Read Aloud)는 비슷한 형태지만 녹음 대신 중간중간에 내용에 관한 퀴즈를 보게 한다. 티스토어-윈도모바일용 ‘차 한 잔과 함께 읽는 영어 명문장’은 300쪽짜리 영한대역으로 격언·명언을 담았다.

 특정 시험을 준비한다면 애초부터 단말기를 살 때 어학 기능을 고려하는 게 현명하다. 예컨대 옴니아2에는 어학 학습기와 사전 기능이 기본 앱으로 포함돼 있다. 제조사인 삼성 쪽에서 해당 앱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진행하고, 앱 거래 시장에선 모의시험 앱을 구하기도 비교적 쉽다. 이밖에 가로·세로 단어 퍼즐인 크로스워드(아이폰용)처럼 단어를 익히는 게임도 있다. 미국의 ‘휠오브포천’(Wheel of Fortune)으로 국내에 소개된 문장·문구 맞추기 게임도 티스토어의 ‘맥심’(Maxim·윈모)에 구현됐다.

 
아이폰앱 ‘조혜련 박살 일본어’는 단순한 동영상 강의를 담는 데 그쳐, 스마트폰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한계가 아쉽다.
아이폰앱 ‘조혜련 박살 일본어’는 단순한 동영상 강의를 담는 데 그쳐, 스마트폰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한계가 아쉽다.

 반면, 스마트폰 앱이라고 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조혜련 박살 일본어’는, 스마트폰 앱으로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이(e)러닝 동영상 강의 스무편(각 25분)을 고스란히 옮겨온 데 지나지 않는다. 강사 두 명이 책상에 앉아 강의하는 형태다. 사용자가 데이터나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환경(인터랙티브)은 거의 없다. 강의인 만큼 교재도 필요할 법하다. 앱 가격 9.99달러에 교재 값 1만2500원이면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아무리 이러닝 가격(4만8000원)보다는 저렴하다고 해도.

 사실 외국어 공부를 하는 이들이 많이 읽고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과거보다 월등히 많아졌다. 의지만 있다면 인터넷 검색과 유튜브, 그리고 팟캐스팅 같은 방법으로 훌륭한 영어 원문 텍스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여기에 인터넷의 백과사전 및 사전을 잘 활용한다면, 굳이 특정 앱이 없더라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외국어 공부는 길이 많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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