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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100점 만점에 50점’ 만족보다 ‘분통’

등록 2010-06-09 09:29수정 2010-06-10 10:28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의 선거운동이 한창이었던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입구에 마련된 임시 쓰레기통에 승객들이 버리고 간 출마자들의 명함이 하나 가득 쌓여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의 선거운동이 한창이었던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입구에 마련된 임시 쓰레기통에 승객들이 버리고 간 출마자들의 명함이 하나 가득 쌓여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앱평 ④] 명함 인식 테스트
자동 판독 뒤 확인·수정 작업 필수
일일이 직접 입력하는 것보단 나아
 “회사에서 보낸 외부 교육, 연말 동창회, 직장인 스터디 모임….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온 뒤 주머니에는 으레 명함이 가득하다. 명함을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①입력하기 쉽고 ②찾아보기 쉽고 ③항상 갖고 다닐 수 있는?”

 하나씩 살펴보자.

 ①입력하기 쉬운 방법은? ▶ 명함인식기(또는 명함스캐너, 명함리더)면 된다. 명함을 집어넣으면 스캔해서 사진파일로 만들고 문자를 판독한다. 컴퓨터에 연결하면 이름과 회사, 전화번호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주소록으로 만들어 준다.

 ②찾아보기 쉬운 방법은? ▶ 명함스캐너를 이용해 만든 주소록 파일을 잘 활용하면 된다. 취향에 맞게 엑셀이나 아웃룩 형태로 저장해두면 이름순, 회사순 등 원하는 조건에 맞춰 검색할 수 있다. 간단한 메모를 입력해 마지막 만난 날짜, 장소 등의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③항상 갖고 다닐 수 있는 방법은? ▶ 주소록 파일을 인쇄하거나, 휴대전화나 전자수첩 등에 저장해 갖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①,②,③의 과정을 합친 것이 스마트폰의 명함인식기 앱이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명함을 찍으면 △명함을 사진파일로 만들고 △명함의 문자를 판독해서 △스마트폰 주소록에 입력한다.

왼쪽부터 명함인식기 앱 캠카드(아이폰)의 첫화면과 모비리더(아이폰·안드로이드)를 사용해 명함을 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명함인식기 앱 캠카드(아이폰)의 첫화면과 모비리더(아이폰·안드로이드)를 사용해 명함을 촬영하는 모습.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는 모비리더비즈플러스(9.99달러), 캠카드모바일(9.99달러/무료), 월드카드모바일(9.99달러/무료) 등이 눈에 띈다. 안드로이드마켓에서는 한글 명함리더 앱을 찾을 수 없다. 대신 에스케이텔레콤이 운영하는 티(T)스토어에 모비리더비즈플러스(1만7900원)가 올라와 있다. 무료화하기 어려운 앱인 까닭에 유료 앱 유통이 불가능한 안드로이드마켓을 ‘우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지금은 7900원으로 할인판매중이다.

 출시한 단말기가 이미 명함인식기를 갖춘 경우도 있다. 윈도모바일 기반인 옴니아2(삼성)에는 ‘스마트리더’가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고, 안드로이드 기반인 모토로이(모토로라)에도 ‘문자인식’ 앱에 명함 인식 메뉴가 있다.

 각각의 앱으로 10가지 종류의 명함을 테스트해봤다.

◆테스트 명함: 강남구청,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아그룹코리아, 마실, 맥킨지 인코퍼레이티드, 삼성전자, 엘지전자, 외교통상부, 케이티(KT), 한겨레

 글자와 항목(이름,휴대전화,직장전화,주소,전자우편 등)을 정확히 인식하면 2점, 한 글자라도 틀리면 1점, 인식을 못하면 0점을 매겼다. 모든 항목을 정확히 인식할 때의 점수가 198점인데, 결과는 평균 52.4%에 그쳤다. 최고 점수를 얻은 캠카드모바일(아이폰)이 125점(63.1%), 최하인 스마트리더(옴니아2)는 88점(44.4%) 수준으로 나타났다.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가장 큰 이유는, 명함인식기가 명함에 나타난 모든 정보를 인식해서 입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마트리더(옴니아2)는 명함에 회사주소, 부서, 직함 등이 있어도 입력하지 않는다. 또 눈으로 보기에 명백히 회사 이름이지만, 기계에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케이티의 명함에는 따로 회사 이름이 적혀있지 않고 로마자로 된 ‘올레케이티’(olleh kt) 로고만 있다. 이를 제대로 인식한 앱은 하나도 없다. 모비리더비즈플러스(아이폰,안드로이드)가 “cLLeh 1(CI” “oL止h 蛇” 등의 기괴한 인식 결과를 보였을 뿐이다. 근래 유행하듯이 트위터 아이디를 넣은 명함도 셋 있었으나, 캠카드모바일(아이폰)이 골뱅이 표식(@)을 인식해 ‘전자우편’ 항목으로 분류했을 뿐, 다른 앱들은 아예 무시해버렸다.

앱평.명함
앱평.명함

 명함 디자인이 다양해진 원인도 크다. 삼성전자의 명함을 읽는 작업은 모든 앱이 실패했다. 종이 양면을 한글면과 영문면으로 나눠 정보를 담는 다른 명함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명함은 앞면에 이름, 직급, 소속부서를 한글·영어로 나란히 쓰고, 뒷면에 주소, 전화번호 등 연락처를 한글·영어로 담는다. 앞면엔 연락처가 없고 뒷면엔 이름이 없다. 한쪽만 가지고는 필요한 정보를 모두 알아낼 수 없다보니, 한쪽 사진만 찍을 수 있는 명함인식기 앱은 무용지물이었다. 한쪽에 작은 글씨로 너무 빼곡히 정보를 집어넣은 경우도 읽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음커뮤니케이션스 명함의 회사 이름은 글씨가 너무 작아 ‘다음커뮤니커PI션’ ‘다음커뮤니쳬이션’ ‘다8-거뮤니케이션’ 등의 결과가 나왔다. 또 일반적으로 가로로 놓고 읽을 수 있는 명함과 달리 세로로 놓도록 한 로아그룹코리아 명함의 경우, 모비리더비즈플러스에서는 전혀 읽히지 않았다.

명함의 디자인이나 촬영 상태에 따라 심각한 오류가 나기도 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명함에 쓰여있는 글씨가 너무 작아서인지 인식률이 가장 높게 나온 캠카드마저 ‘참혹한’ 결과를 내놨다.
명함의 디자인이나 촬영 상태에 따라 심각한 오류가 나기도 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명함에 쓰여있는 글씨가 너무 작아서인지 인식률이 가장 높게 나온 캠카드마저 ‘참혹한’ 결과를 내놨다.

 명함을 보고 일일이 정보를 스마트폰에 입력하는 것보다는, 카메라로 간단히 한 번 찍어 입력하는 게 분명 편리하기는 하다. 때문에 명함인식기 앱을 쓴다면 자동 판독이 끝난 뒤 직접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마저 귀찮아서 명함을 카메라로 찍은 사진파일만 분류해주는 앱(명함집-아이폰)을 쓰는 이들도 있다.

 문자 인식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판독 수준이 나아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예컨대 이미 스마트폰 이용자들끼리는 ‘범프’(아이폰·안드로이드)처럼 그냥 단말기끼리 한번 툭 부딪치는 것만으로 연락처를 교환하거나, 2차원 바코드인 큐아르(QR)코드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곤 한다. 결국 우리가 지금 형태의 종이명함을 언제까지 쓰게 될까 하는 질문부터 하게 되는 셈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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