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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마트에 간 알뜰족, 인터넷이 더 싸지 않을까?

등록 2010-05-26 15:27수정 2010-05-28 14:23

바코드 가격정보 검색 앱.
바코드 가격정보 검색 앱.
[앱평 ①] 휴대전화로 바코드 찍어보니
싼 쇼핑몰에 결제하려 해도 엑티브엑스 설치 요구해 ‘난감’
비슷한 다른 제품 목록 ‘촤르르’ 엉터리 검색결과 내놓기도




스마트폰이 화제입니다. 지난해 말 아이폰이 정식 수입되면서부터, 정보통신업계 뿐 아니라 전사회적인 이야깃거리가 됐습니다. 새로운 컴퓨터 이용 문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변화의 뼈대는 개방성과 확장성으로 요약됩니다.

앱(App·응용프로그램을 뜻하는 ‘어플리케이션’의 줄임말)은 단연 그 중심에 놓인 주제입니다. 앞서 <한겨레>는 두 차례에 걸쳐 ‘앱, 스마트폰 시대의 화두’라는 주제로 이를 짚어본 바 있습니다.(1회, 2회)

이번주부터 한겨레는 ‘앱평’을 통해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 심비안 등 각 스마트폰 플랫폼의 앱들을 주제별로 비교·분석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편집자주)

‘마트에 간 당신. 물건을 사려고 집어든다. 휴대전화에 달린 카메라로 물건의 바코드를 찍는다. 화면에는 각 인터넷쇼핑몰에서 검색한 해당 상품의 가격이 뜬다. 자주 이용하는 한 업체를 보니 마트 가격의 70% 선이다. 냉큼 온라인 주문을 하고 손에 든 물건은 진열대에 내려놓는다. 비슷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마트 쇼핑 계속.’

이론상으로는 이렇다. 마트에서 실제 상품을 보고 가격을 비교해 가장 싼 곳에서 사면된다. 온 국민을 ‘알뜰족’으로 만들어줄 스마트폰 세상의 ‘머지않은 꿈’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현실이라 하기 힘들다.


지난주 한겨레신문사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실험을 해보니 검색결과가 쇼핑으로 이어지지 못하는데다, 믿기 힘든 검색 결과가 나오는 등의 문제가 눈에 띄었다.

에그몬에서 농심 신라면 5개들이 제품의 판매가를 조회한 결과.
에그몬에서 농심 신라면 5개들이 제품의 판매가를 조회한 결과.
농심 신라면 5개들이 제품의 판매가는 2920원이다.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크루크루(Qrooqroo)는 인터파크, 이마트, 옥션 등을 뒤져 2920~3200원의 가격 정보를 내놨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인포셉터는 롯데마트 인터넷 쇼핑몰에서 2920원에 팔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롯데마트 진열대와 인터넷 판매 가격이 같은 셈) 아이폰 기반의 에그몬(eggmon)은 옥션, 네이버 등을 뒤져 2910~2920원의 결과를 내놨다. 최저가는 에그몬에서 나왔고, 마트 가격보다 10원 싼 것으로 조회됐다.

그러나 결제에 앞서 액티브엑스(X) 설치를 요구하기 십상인 국내 인터넷쇼핑몰은 휴대전화에서 거의 무용지물이다. 곧장 주문하기는 언감생심 기대를 접는다. 이른바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나중에 컴퓨터로 결제를 할까 싶어도, 검색 결과에 등장하는 여러 쇼핑몰마다 로그인을 해야 각각의 구매 정보가 저장된다. 차라리 10원을 더 쓰는 게 현명하리란 생각이 들 정도다.

서울우유 1000㎖의 바코드를 찍었을 때, 에그몬와 크루크루가 내놓은 검색 결과. 일반우유를 검색했지만 멸균우유, 상품권 등이 조회된다.
서울우유 1000㎖의 바코드를 찍었을 때, 에그몬와 크루크루가 내놓은 검색 결과. 일반우유를 검색했지만 멸균우유, 상품권 등이 조회된다.
‘엉터리 검색 결과’도 나왔다. 서울우유 1000㎖ 상품은 롯데마트에서 2140원에 판매된다. 바코드로 찍어보니 에그몬은 옥션 등을 통해 1360~6900원의 검색 결과를 내놨다. 바코드로 입력한 일반우유뿐 아니라 멸균우유, 저지방우유, 휘핑크림 등 제품의 가격을 모두 나열했다. 크루크루의 결과는 750~1600원이었다. 이번엔 실제 제품이 아니라 200㎖ 우유를 살 수 있는 휴대전화용 상품권(기프티콘)까지 포함됐다.

이런 오류는 앱 자체에서 비롯했다기보다는, 앱이 쇼핑몰로부터 읽어오는 자료의 분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쇼핑몰의 판매자들이 유사 상품을 묶어서 파는 경우가 많은 게 대표적 원인이다. 예컨대 우유 중에선 가장 싼 200㎖짜리 우유 가격인 650원을 기본가격으로 제시하고, 저지방우유는 +50원(합계 700원), 500㎖는 +450원(합계 1100원) 등으로 판매하는 형태다. 앞서 바코드로 조회한 우유값의 차이는 이 모든 정보가 하나로 취급돼버려 나온 결과다.

바코드를 기초로 한 자료에 정확한 상품이름, 용량, 제조일 등 세부사항을 입력하고 분류하는 건, 판매자와 개발자처럼 수익을 얻는 이들의 몫이다. 판매자는 당연히 판매 수익을 얻는다. 개발자도 앱의 판매 수익을 얻는다. 개발자는 게다가 광고 수익도 기대할 수도 있다. 일례로 인포셉터(안드로이드)는 향후 바코드를 통해 검색되는 상품의 관련 광고를 함께 보여주는 수익모델을 계획중이다.

크루크루에서 에비앙 생수와 옐로테일 와인을 조회한 결과. 인터넷에서 판매되지 않는 술·담배는 가격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크루크루에서 에비앙 생수와 옐로테일 와인을 조회한 결과. 인터넷에서 판매되지 않는 술·담배는 가격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 웹에선 상품 정보를 찾는 것마저 쉽지 않다. 엉뚱하게까지 보이는 구글의 검색 결과가 단적인 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은 지난해 말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로 사람이나 사물을 찍으면 비슷한 이미지를 구글에서 검색해 결과를 보여주는 서비스 ‘고글스’를 시작했다. 예컨대 에펠탑을 찍으면 에펠탑의 관련 정보가 나오는 식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에서만 쓸 수 있는 서비스다. 고글스는 바코드나 글씨체도 인식한다.

앞서 살펴본 신라면 5개들이 제품(국내 최저가 2910원)의 바코드에 고글스를 들이대자 △일본 쇼핑몰(innolife.net) 1000엔(약 1만3400원) △대만 쇼핑몰(wonlaiwon.com) 149대만달러(약 5600원) △일본 쇼핑몰(otakaland.jp) 500엔(약 6700원) 등의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선 농협마트와 이마트가 목록에 있었지만 가격은 나오지 않았다. 농협마트는 ‘방화벽’ 탓에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메시지만 보였고, 이마트는 상품 정보가 아닌 이용자 후기가 나왔다.

구글에서 상품정보, 가격정보가 검색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 레드레이저(redlaser)나 바코드리더(barcode reader) 등 수많은 국외 바코드 인식 앱은 구글로 연결돼 상품의 추가 정보를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인터넷쇼핑몰은 그 검색 대상에 끼지 못하는 셈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바코드 검색 앱인 레드레이저(아이폰)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200만 이상의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했다. 바코드 인식을 통한 상품 정보 검색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가격 정보뿐 아니라 식품의 재료와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위치정보를 인식한 뒤 주변에 특정 상품의 재고가 있는 상점을 찾아주는 기능도 있다. 각기 다른 회사가 제공하는 이 정보의 데이터베이스는 나날이 업데이트된다.

분명 국내 실정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짧은 역사를 생각하면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많은 시기가 아닐까.

김외현 기자oscar@hani.co.kr

이런 앱 없나요

바코드를 통해 특정 식품의 구입 시기를 기록해서, 유통기한이 되기 전에 알려주는 앱은 없을까요?

앱평은 ‘이런 앱 없나요’를 통해 이용자와 개발자 사이에 다리가 돼드리려 합니다. 평소 ‘이런 앱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셨던 소재 있으시면 보내주세요. 이를 채택해 앱을 만든 개발자께서도 연락주시면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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