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사용자들의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APF연합뉴스
미국 시애틀시가 학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문제와 관련해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에스엔에스 중독으로 인한 학생들의 정신적인 문제로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문제 제기로 에스엔에스의 유해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재점화될 지 주목된다.
8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시애틀시 교육구는 “학생들이 에스엔에스 중독으로 불안과 우울 등 정신적 문제를 겪어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피소당한 기업들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 스냅 등 에스엔에스 운영사들이다. 시애틀 교육구는 소송을 통해 금전적 손해배상 및 소셜미디어 과잉 사용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기금 마련 등의 조치를 명령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미국 교육구가 에스엔에스 중독 문제와 관련해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구’(School District)는 관할 지역 내 공립학교를 지도·감독하며 공교육 제공 책무를 담당하는 독립 교육기구다. 최근 몇 년 사이 에스엔에스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우울증 사례와 극단적 선택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교육구 차원의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에스엔에스를 이용하는 청소년이나 부모 등의 개인적인 소송 제기는 많았다. 지난해 6월 일리노이·텍사스·플로리다 등 미국 8개 주의 청소년 이용자와 부모들이 메타를 상대로 “알고리즘을 이용해 청소년들을 집착하도록 해 삶을 망가뜨렸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게 대표적이다. 2021년엔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가 “에스엔에스 알고리즘이 어린 사용자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여러 차례 확인하고도 돈벌이에만 집중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뒤 빅테크 책임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에스엔에스 사용시간이 길수록 우울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 아칸소대 연구팀이 18~30살 978명을 대상으로 에스엔에스 사용과 우울증 사이 연관성을 6개월 동안 추적해 지난해 말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하루 121분~195분 사용자 중 22.6%, 196분~300분 사용자 중 32.3%가 우울증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에스엔에스를 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과 직접 대면해 상호작용할 기회가 줄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돼 우울증 위험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