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바다 속에 있던 데이터센터를 건져올린 모습.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구에서만 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마다 탄소를 뿜어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따금 잊는다. 구글에서 한 번 검색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0.2~7g 배출되고, 이메일을 쓰면 최대 50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7g은 자동차로 약 15m를 이동할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과 같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디지털 장비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24시간 전원이 공급되는 데이터센터가 이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가 매우 많다는 데 있다. 수많은 컴퓨터 서버를 24시간 쉼없이 가동하면서 전력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서버와 저장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장치를 돌릴 때도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2020년 기준 구글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연간 전략 사용량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소비하는 전력의 두 배에 이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에 따르면 , 2021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총 250테라와트시(TWh)로, 전체 전력 생산량의 1%를 차지한다.
이렇다보니 정보기술 업계는 데이터센터의 전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해저 36.5m에 864대의 서버와 냉각 시스템을 구비한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해안 지역 이름을 딴 ‘
나틱 프로젝트(Natick Project)’다. 나틱 프로젝트는 풍력과 태양광만 에너지로 사용했다. 데이터센터가 심해에 있다보니 온도가 낮아 서버를 냉각시키는 전략량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었다.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산소 접촉으로 인한 부식도 덜해 고장율은 지상 데이터센터의 8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구글과 네이버도 적극적이다. 구글은 203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시에프(CF·Carbon Free)100’을 선언했다. 재생에너지 수급이 가능한 곳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알래스카 ·스웨덴 등 추운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냉방 효율을 높인다. 2021년 기준, 구글이 사용한 재생에너지 비율은 66%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네이버가 적극적이다. 네이버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세종시에 짓고 있다. 총 면적이 29만3697㎡로, 네이버 첫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보다 6배 크다. 서버를 10만대 이상 갖출 수 있는 규모다. 세종에 짓고 있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는 건물 기획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촘촘히 세웠다. 지리적 환경을 이용해 자연 바람이 서버 열을 식힐 수 있도록 설계했고, 태양광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빗물을 모아 냉각수나 소방수로 활용하는 등 환경을 고려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불필요한 메일이나 사진을 지우고 기업이 한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탄소는 공장 굴뚝이나 자동자 배기통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의 탄소발자국은 연기 없이 자취를 남긴다.
강현숙 사단법인 코드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