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카카오페이 제공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회사 주가를 20만원으로 회복시킬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기로 했다. 지난 연말 주식 ‘무더기 매도’로 논란을 일으킨 신 내정자 등 임원 5명은 지난해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성과급)을 모두 반납한다. 카카오가 본사·계열사의 새 경영진 취임을 앞두고 연일 대내외 신뢰 회복에 애쓰는 모습이다.
24일 카카오페이는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신뢰회복을 위한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신 내정자는 회사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인센티브 등 추가 보상 없이 최저임금만 받기로 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2월10일 류영준 현 대표이사와 신 내정자 등 이 회사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한꺼번에 행사한 이후 급락했다. 당시 19만60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23일 종가 기준 14만500원으로 28% 빠진 상태다. 신 내정자의 이번 발표는 회사 주가를 논란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논란을 일으킨 임원 중 퇴임하지 않고 회사에 잔류할 신 내정자 등 5명은 팔았던 주식을 올해 안에 되사기로 했다. 매도 때 발생할 차액은 회사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도 반납한다. 회사는 이를 임직원 임금 인상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임직원 처우 개선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내부 달래기에 나서왔다. 올해 전체 임직원 기본급을
1000만원씩 인상하고, 초과근무·휴일수당 등을 미리 정해진 만큼만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카카오 본사 역시 지난달 남궁훈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발표하고, 노사가 올해 임직원 연봉 예산을 15% 늘리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카카오페이의 실행 방안은 회사와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등이 참여한 ‘신뢰회복 협의체’의 합의에 따른 결과다. 협의체는 배영 포항공대 교수(카카오페이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올 초부터 대내외 신뢰 회복과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대책을 논의해왔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이날 회사 보도자료에서 “이해관계자의 신뢰회복이라는 목표를 위해 지난 2개월여간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고 전했다. 신 내정자도 “계속해서 책임경영을 강화해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가 제2의 성장을 맞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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