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나가 도모요 로마클럽 집행위원이자 일본 비영리법인 가이아이니셔티브 대표가 태양광 랜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도의 한 마을을 방문했다. 태양광 랜턴 프로젝트는 전기가 없는 곳에 태양광 패널과 랜턴 등을 설치해 자연 에너지 중심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가이아이니셔티브의 대표 프로젝트 중 하나다. 가이아이니셔티브 제공
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마지막 기조강연을 맡은 노나카 도모요 로마클럽 집행위원이자 일본 비영리법인 가이아이니셔티브 대표 (사진 왼쪽 흰옷 입은 이)는 ‘지속가능한 경영은 어떻게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가?’를 주제로 청중 앞에 선다. 그는 지금 우리가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사고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나카 위원은 일본 전자업체 산요의 최고경영자를 맡아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세워 추진했던 경험을 소개한다. 그는 2005년 산요의 경영을 맡은 뒤 ‘싱크 가이아’(지구를 생각하다)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크게 △환경 △에너지 △생활문화의 범주로 제품군과 생산라인을 정비했다. 이에 따라 산요는 최대 천 번을 충전할 수 있는 ‘에네루프’(에너지와 순환을 의미하는 루프의 합성어) 전지, 물 사용량을 200리터에서 8리터로 줄이는 세탁기 ‘아쿠아’ 등을 개발해 출시했다.
당시 산요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부채가 1조2천억엔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2004년 니가타현을 강타한 6.6 규모의 주에쓰 지진은 산요의 최대 반도체공장에 큰 피해를 입혔다. 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 제품의 수요가 위축되며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산 저가품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게다가 2000~2003년 사이에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지며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침몰 위기에 빠진 산요를 구하기 위해 노나카 위원은 핵심 산업만 남기는 대대적 구조조정과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근간으로 삼았다. 그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지속가능한 지구와 풍요로운 삶을 위해 산요가 가진 독자적 기술들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했다며 “이는 단순한 녹색 경영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속가능성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미였다.
노나카 위원의 도전은 성공했을까. 그는 만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단기 수익이 확보되지 않아 성난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닥친 것이다. 경영난을 겪던 산요는 2011년 가전 부문이 중국 기업 하이얼에 매각되었고, 결국 2013년에 해체되었다. 그러나 노나카 위원의 ‘싱크 가이아’ 전략 아래 탄생한 ‘아쿠아’ 가전 라인은 현재 하이얼의 대표 상품군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노나카 위원은 청중에게 ‘무엇을 위한 비즈니스인가?’를 질문한다. 그는 경영인은 물론 투자자, 정부,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생각과 관행의 변화를 촉구하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의 미래를 논할 예정이다.
△노나카 도모요
1954년 일본 도쿄도 출신
조치대 졸업
1980~90년대 엔에이치케이(NHK) 메인 앵커
2005~2007년 산요전기 최고경영자
현 일본 비영리법인 가이아이니셔티브 대표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 선임연구원
ey.y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