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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벌워치

신흥국 위기보다 더 문제 되는 건

등록 2018-08-16 18:53수정 2018-08-17 10:39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신흥국의 부채 규모는 중국이 4조200억달러, 중국을 제외한 다른 신흥국이 3조5550억달러였다. 2014년에 해당 수치가 12조1600억달러와 6조730억달러가 됐다. 중국이 연평균 20.2%, 다른 신흥국은 9.3%씩 늘어난 셈이 된다. 같은 기간 금융위기로 선진국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이후 숫자를 발표하지 않아 자세한 추이를 알 수 없지만 상황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누르면 크게 볼수 있습니다.
신흥국에서 부채가 늘어나게 만든 주역은 기업이었다. 이들이 빌린 돈의 규모가 2008년 6조달러에서 2014년 말에 9조4600억달러로 늘었기 때문이다. 신흥국은 이 돈을 가지고 석유 등 자원 개발에 나섰다. 다른 산업은 기반이 취약해 빠른 성과를 거두기 힘든 반면 자원 개발은 채산성을 맞추는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직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다시 오른 것도 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한 동기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투자의 효율성이 낮은 상태에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져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때 늘어난 부채가 지금까지 신흥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경제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신흥국 기업 때문일 거란 얘기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다. 국제 유동성이 신흥국에서 빠져 선진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자금 이탈 속도를 늦추기 위해 신흥국도 금리 인상을 해야 하지만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신흥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터키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으로 상당 기간 신흥국 여러 곳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행히 우리는 신흥국 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 얘기한 신흥국 위기의 원인 모두가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지만 우리 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았다. 일부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다. 자금 이동보다 주가 하락에 대비해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정도였다. 위기에 취약한 채권 쪽으로는 오히려 자금이 들어왔다.

기업 부채도 비슷하다. 금융위기 직후 해외에서 대규모 자금을 빌린 곳이 없다. 국내의 낮은 금리와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현금 규모를 감안할 때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이유도 없었다. 여기에 대외수지가 오랜 시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까지 생각하면 위기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

특정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우리 시장도 흔들리겠지만 그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적인 영향보다 심리적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 위기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국내 경제 상황이다. 아직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종우 주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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