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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리 변동에 촉각 곤두세우는 이유

등록 2021-03-14 23:10수정 2021-04-23 08:50

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최근 주가가 금리상승에 둔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금 자산시장이 유독 금리에 예민해진 이유는 대략 이렇다.

첫째는 금리상승이 경기회복의 결과이긴 하지만 금리가 너무 급하게 튀면 경기자체가 흔들리고 부채가 많은 국가나 기업, 가계를 옥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차곡차곡 쌓여 온 부채가 작년 코로나 위기로 한층 더 불어난 결과, 금리상승 부담이 역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채권발행 증대로 금리상승 부담이 높아져 있기 때문인데, 미국만 해도 작년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는 2008년 금융위기 때의 3배가 넘는다. 기업들도 저금리에 회사채를 앞다퉈 찍어냈고 기관들의 보유채권 만기구조는 최근 몇 년 새 2~3년이 길어졌다. 이는 금리가 오를수록 보유채권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음을 뜻한다. 셋째는 주식뿐 아니라 모든 자산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높은 성장성이 주가를 끌어 올렸지만 그런 성장주일수록 미래이익을 앞당겨 주가에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상승에 대한 주가부담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경제뉴스의 단골이 된 금리상승은 단지 일시적인 현상일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금리상승 이면에 있는 인플레이션이 통화증가와 경기회복, 바이든 정부의 사상 최대규모의 재정지출, 유가상승 등 여러 요인에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가 회복될수록 금리는 계속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고 이후 미 연준의 채권매입 축소와 금리인상 시점까지 길게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금리상승은 국제금융시장 채널을 통해 우리나라 금리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덩달아 대출금리도 올라 당장 이자부담이 커진다. 물론 예전처럼 물가나 금리가 한없이 치솟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은 경기회복이 제한적이고 각국 중앙은행들도 당장은 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금리 상승은 그 폭이 얼마든 지금 같은 부채경제와 자산시장에는 성가신 일임에 틀림없다. 이런 금리상승의 전략 시사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금리가 오를수록 부담이 큰 자산은 아무래도 성장주 쪽이다. 글로벌 대표 성장주 격인 미 나스닥의 경우 작년 팬데믹 이후 저금리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왔는데 문제는 각국 증시마다 성장주 비중이 높아져 금리상승으로 인해 전체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올해 금리상승에 증시 변동성은 클 것이고 성장주 시장은 옥석 가리기와 슬림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둘째로 금리상승은 이자가 없는 금이나 암호화폐 가격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또 다른 대체자산인 원유나 구리 등 원자재도 원래는 경기회복에 발맞춰 날개를 달지만 이번엔 시중에 크게 풀린 통화량이 원자재가격을 미리 끌어올린 만큼 막상 경기가 개선되어도 그에 따른 추가 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셋째로 물가상승은 부채가 많은 국가의 금리를 자극하고 이들 환율시장을 흔들 수 있다. 가령 남유럽 국가나 일부 신흥국의 경우 그간 누려 온 저금리 혜택을 일부 반납(금리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부채가 많은 국가나 기업이 발행한 채권금리가 오르고 이를 회피하는 성향이 커질 텐데 이는 국제 금융시장이 평온하지만은 않을 수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금리상승에 따른 올해 자산시장의 다소 어수선한 흐름은 어쩌면 더 좋은 실적장세로 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진통일지도 모른다. 경기회복의 반대급부인 금리상승이라는 복병을 잘 이겨내야만 각국 증시가 그 다음 단계의 보다 양질의 강세장을 맞이할 수 있다. KTB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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