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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증시로 들어온 돈은 많지 않다

등록 2021-02-07 17:40수정 2021-02-08 02:36

Weconomy |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

국내외 경제가 위기를 겪을 때 실물에 비해 통화량이 더 빨리 늘어났다. 이런 유동성이 금리 하락과 더불어 주가 상승을 초래했다. 그러나 주가가 더 상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와야 한다.

우선 실물경제에 비해서 돈이 많이 풀렸다. 통화량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을 ‘마샬 케이’라 한다. 통화량으로 보통 광의통화(M2)를 사용하는데, 경제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 지표가 한 단계씩 증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 마샬 케이가 올라갔다. 2007년 말 1.11에서 2009년 1분기에 1.26로 14%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한국은행을 다시 돈을 더 풀었다. 그 결과, 마샬 케이가 2009년 4분기에 1.49에서 2020년 2분기에는 1.61로 또 한 단계 올라갔다. 그 후 금리가 떨어졌고 주가는 상승했다.

둘째, 늘어난 돈이 단기화하고 있다.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 비율로 이를 측정해볼 수 있다. M1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대 수익률에 따라 수시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금이다. M2는 M1에다 정기 예·적금과 양도성예금 등 시장성 상품을 포함하는 통화지표로 M1보다 유동성이 낮다. 코로나19로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한국은행은 2020년 3~5월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했다. 이와 더불어 통화 공급을 크게 늘렸다. 2020년 4~11월에 M1 증가율이 월평균 23.0%에 이를 정도였다. M2 증가율은 9.6%였다. 이 기간에 M1이 M2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3.3%에서 36.1%로 올라갔다. 과거 통계를 보면 이 비율이 증가할 때 주가도 같이 상승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좀 더 좁은 의미에서 단기부동자금의 급증이다. 단기부동자금이란 유동성이 매우 높은 자금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돈이다. 여기에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증권투자자예탁금(고객예탁금) 등이 포함된다. 2020년 11월 현재 단기부동자금은 1350조원이었다. 1년 전보다 300조원이 늘었고, 증가율은 28.6%였다.

이런 단기 부동자금 중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들어왔다. 지난 한해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50조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매수는 올해도 계속되면서 1월 한 달 순매수 규모가 22조원으로 작년 매수액의 거의 절반에 이르고 있다.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고객예탁금도 2019년 말 29조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66조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1월 이후에도 70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는 88조원에서 78조원으로 줄었다. 주식을 사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는 돈이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펀드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을 합한 자금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코스피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7.2%로 ‘펀드 열풍’이 불었다 사그라들었던 2008년 11월의 26.9%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단기부동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5%에서 6% 정도로 떨어졌다. 늘어난 시가총액이나 유동성에 비해서는 주식시장으로 들어온 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상승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익 ㅣ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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