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경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나, 코스피(KOSPI)는 31%나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서면서 주가와 실물경제의 괴리가 더 확대되고 있다. 조만간 주가가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그 괴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주가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변수는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2005~2020년 월별 통계를 대상으로 분석해보면, 이 두 변수 사이에 상관계수가 0.86으로 매우 높다. 주가와 일평균 수출금액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변동해왔다는 의미이다. 인과관계 분석에 따르면 주가가 일방적으로 수출을 설명해주고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주가가 오르고 일평균 수출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지난해 2분기에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졌다. 이에 따라 일평균 수출금액이 4월에는 16억5100만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18.8%나 줄었다. 그러나 이후 점차 회복세로 돌아섰고, 특히 12월에는 21억4200만달러로 7.7% 늘었다.
올해도 수출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마이너스 4.4%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경제성장률이 올해는 5.2%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2020년 10월 전망 기준)하고 있다. 특히 우리 수출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올해 8.2%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주가가 상승한 것처럼 수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평균 수출에 비해서 주가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 그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주가를 일평균 수출금액으로 회귀분석해보았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주가가 수출을 32% 과대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기간(2005~20년) 중 2007년 6월에 그 정도가 31%였는데, 그 수준을 넘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이처럼 주가가 상승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광의통화(M2)를 포함해서 분석했는데도 역시 주가가 22% 정도 과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면서 과거와는 달리 구조적으로 주가가 실물을 앞서갈 수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우리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19.7%로 2019년 말 18.1%보다 올랐다. 이 비중이 2010년 24.6%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는데, 2020년에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이는 1% 이하로 떨어진 은행예금금리보다 코스피 배당수익률(2% 이상)이 더 높아진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개인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더 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주가와 실물의 괴리가 확대된 것은 통계적 사실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바뀌거나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일부 요인이 변화하면 주가가 급격하게 조정을 보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미국 인플레이션과 시장금리의 상승이다. 지난주 미국 국채(10년 만기) 수익률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넘어선 것이 그 조짐일 수 있다.
김영익 ㅣ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