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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나스닥 약진과 닷컴버블 악몽

등록 2020-08-30 18:21수정 2020-08-31 02:03

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그래픽_김승미,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그래픽_김승미,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세계경제가 코로나19로 냉골이지만 주식시장은 펄펄 끓고 있다. 그것도 골고루 다 뜨거운 게 아니라 날씨처럼 곳곳에 이상 징후가 뚜렷하다. 2조달러(한화 약 2,400조원), 현재 애플 한 주식의 시가총액(발행주식수X현재주가)이다. 한국 전체 주식을 다 팔아도 애플이란 기업을 70%밖에 살 수 없단 뜻이다. 애플주가는 올해만 60% 올랐는데 시총은 한국의 한 해 국내총생산(GDP)보다 크고 프랑스 지디피 규모도 넘보고 있다. 미 증시에서 정보기술(IT)주들의 독주는 코로나 사태 이후 더 빨라져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어디 애플뿐이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등 5개사가 스탠더드푸어스(S&P) 500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4년전 12%에서 최근 25%로 커졌다. 이들 5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7조5천억 달러로 독일과 영국 지디피를 합친 규모보다 크다. 정말 대단한 랠리다.

이러한 첨단 기술주들의 약진은 자연스럽게 20년 전 닷컴버블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당시 기술주와 지금의 기술주는 다른 점도 많고 비슷한 점도 많다. 보는 관점에 따라 전망이 극단으로 갈리는 이유다. 우선 닷컴버블과 다른 점은 기업들의 높은 수익력과 낮은 금리수준이다. 당시 기술주들은 실제 돈을 많이 벌지 못했고 기대감이 너무 앞섰다. 하지만 지금의 나스닥기업 자기자본이익률은 30%가 넘고 부자기업들이 많다. 미국 국채 10년물도 당시는 6% 중반에 달했지만 지금은 거의 제로수준이다. 기업의 혁신역량과 산업의 생태계도 20년 전과는 딴판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닷컴버블과 닮은 점도 많다. 주가의 단기과열이나 투자자들의 확고한 낙관론은 그중에서도 가장 닮은꼴이다. 특히 새로운 기술마법에 대한 굳건한 신앙은 아주 판박이다. 아이티 업종지수의 전체지수(S&P500) 대비 상대강도는 2000년을 100으로 볼 때 지금은 115 수준이다. 아이티 종목으로의 편중성이 닷컴버블 때보다도 크다는 얘기다.(물론 단순 아이티 주가지수는 3배 가까이 올랐다) 현재 미국 지디피 대비 나스닥시장 시총 비율도 106%로 20년 전(50%)의 두 배다. 증시 전체로도 60% 높다. 아이티 혁신기업이 지금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건 맞지만 그만큼 주가도 많이 올랐고 쏠림도 커서 시총(주식무게)을 저울에 달면 닷컴버블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닷컴버블은 역사적으로 진짜 버블로 기록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나스닥지수는 2000년 초 고점에서 2년 만에 4분의 1토막 났고 에스앤피500 아이티 지수는 80% 폭락했다. 우리가 비교하는 2000년 주가고점이 적정가치(fair value)가 아니라 정말 버블이었다는 것이다. 지금이 그때와 같지 않으려면 기업이익이 더 빠르게 올라와 주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 통상 강세장 마지막엔 모든 사람들이 낙관적 분위기에 휩싸여 경계심이 거의 사라진다. 비이성적 과열이 예상보다 늘 오래가는 건 이 때문이다.

김한진 ㅣ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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